2025년 10월 25일

by June gyu

책을 읽다가 문득, 몇 년 전에 적어 두었던 포스트잇들을 하나씩 꺼내 읽게 되었다. 아마 3~4년 전쯤의 글일 것이다. 지금의 나로서는 조금 놀랄 만큼, 그때의 나는 용기가 많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꽤 용감했다. 그렇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 자신을 위해 쓴 동기부여 문장을 저장해 두거나, 마음에 드는 글귀를 반복해서 읽는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그런 문장이 있었을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린,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말 같은 것.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문장을 거의 적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대신 늘 현실적인 조언들을 써왔다. 이렇게 해왔잖아, 그런데 잘 안 됐잖아. 그럼 이번엔 이렇게 해보자. 조금 더 계산적이고, 조금 더 냉정한 방식으로 나를 다뤄왔다.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할 수 있어”라고 말하기보다는,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이 방법으로는 결과가 안 나왔잖아. 그러니까 이번엔 다르게 해보자. 조금만 더 버텨”라고 말해왔던 셈이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해냈을 때조차, 스스로를 칭찬하기보다는 늘 더 먼 곳을 가리켰다. 목표는 저기 있잖아. 아직 한참 멀었잖아. 그렇게 나를 계속 앞으로 밀어붙였다.


이런 성격이 바뀔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바뀌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싶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지금보다는 조금은 느슨하고 온화해졌으면 한다.


요즘은 정말 많이 지쳐 있다. 몸도, 마음도, 생각도. 가끔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스치듯 지나간다.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버티며 사는 대신, 물이 흘러가듯 그렇게 살 수는 없을까. 요즘의 나는, 그런 삶을 자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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