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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Aug 18. 2019

일곱 번째 걸음

한 걸음, 혹은 뒤로 한 걸음.



코스 시험에 떨어졌다. 코스 마지막 날, 시험에 떨어져도 실망하지 말고, 상처 받지 말자고, 시험을 통해서 많이 발전된 나를 보면 위로하며, 더 성장하자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하지만, 두 가지 부분에서 모두 떨어졌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조금의 실망감과 함께 되려 화가 났다. 저녁에 잠을 못 이뤘다. 축구를 내가 왜 좋아하게 되었나라고 잠깐 후회도 해보고, 리버풀을 응원해서 머 하나 생각도 하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다음날 아침, 전날 받았던 충격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머릿속은 다시 축구에 홀려 훈련과 전술에 대해서, 코스 때 내가 무엇을 했는지 다시 되짚어 보고, 다른 코치들이 했던 훈련과 전술 움직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기 했다.  

이게 내가 좋아하는 일이구나, 하고 싶은 일이구나. 

무엇이 잘못되었고, 왜 잘못되었는지 알고 싶어 감독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피드백으로 더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며칠 후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나의 훈련이 성인팀 혹은 U-18세 팀에게 맞지 않은 레벨로 준비했고,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모든 선수를 보고, 모든 경기를 봐야 한다고 했다. 전술 움직임에서 한 부분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실제 경기선 이런 상황이 나오기 힘들다고, 나의 가장 큰 약점인 경험이 적은 것을 돌려 지적했다. 


오랜만에 리버풀 아카데미에서 같이 일했던 Mike에게 연락이 왔다. 축구 코스는 어땠냐는 질문에 시험엔 떨어졌지만 이 일을 계속할 거라고, 나의 열정은 아직 뜨겁게 타고 있다고 했다. 레드불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보면 많은 걸 배우고 있는데, 요즘 욕심이 생겨 훈련장 안에 있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하자 Mike는 묵직한 한마디를 남겼다.

                                                    'Have to be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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