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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Aug 14. 2019

여섯번째 발걸음

지도자 라이센스 C 코스


3년 만인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눈에 띌만하게 변한 건 없다. 도착한 날 조차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날씨였다. 도시는 8월에 열린 큰 축제를 준비하느라 한창 바쁘다. 




한번 더 참가하게 되는 스코틀랜드 라이센스 C 3년 전보다는 내 귀가 많이 트여서 그런 건지, 글라스고보다 악센트가 쎄지 않아서 그런지 감독관이 말하는 걸 좀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시험 항목은 두 개로 나뉜다. 훈련 짜는 시험과, 전술 움직임에 대한 시험 이 두 개가 있고, 시험을 보기 전에 각각의 항목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연습 때는 감독관의 피드백도 바로 받을 수 있다. 종이로 보는 시험이 아닌 같이 참가하는 코치들을 내 선수들이라고 생각하고 훈련시키고, 경기장 안에서 전술 움직임에 대해 알려 주는 실전 시험이다. 그러면 감독관은 코치들의 능력이 C라이센스에 맞는지 아닌지를 평가를 한다. 



트레이닝 섹션에서 연습으로는 슈팅에 대한 훈련을 준비했고, 시험에서는 드리블에 대한 주제를 받았다. 한국에서 아이들을 영어로 가르친 경험이 있어서 전 보다 자신감 있게, 긴장하지도 않고 연습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시험 당일 내 차례는 하루의 마지막에 편성이 되어 있었다. 하루가 끝나는 마지막에는 모든 참가자의 발이 무거웠다. 이것만 끝나면 집에 갈 수 있다며 독려를 하며 섹션을 시작했고, 준비해 온 모든 것을 훈련장 안에서 보여 주었다. 내 섹션을 즐겼다.




2년 전 코스를 참가했을 때보다 날씨는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모든 참가자의 섹션을 참가 하기에는 너무 덥고(코스가 있는 기간 에든버러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운동장에서 시험을 준비한 참가자들은 쉽게 지쳤다. 코스에 반이 지났는데, 체력은 벌써 방전 났다.


섹션 파트는 모두 끝났고, 이제 가장 어려운 그리고 정확한 정답이 없는 Shaping 파트가 남아 있다. 운이 좋게도 시험으로는 저번에 과 똑같은, 가장 쉬운 파트인 수비에서 공격이 시작하는 과정을 전술로 짜는 과제를 받았다. 연습으로는 조금은 복잡한 센터 공격수 두 명이 수비하는 과정을 받았다. 많지 않은 경험이지만, 1년간 서울대에서 했던 경기들을 생각하 보며 전술을 준비하는데, 그리 쉽지 않다.


Shaping 연습 때, 아주 f*** up 했다. 기대하고 우려했던 점이 연습에서 그대로 나왔다. 나는 그냥 얼음 인간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내 머릿속에서 영어가 사라졌다. 그냥 선수들의 포지션만 지정해 주는 게 전부였다. 테마가 테마인 만큼 더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연습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위로해 본다. 시험 때는 다를 거라 기대 본다. 마지막 하나 남은 시험, 이번 연도 중에 가장 큰 행사의 마지막이 보인다. 많은 나날을 준비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망칠 순 없다. 


연습 때 보단 더 나아진 상태로 Shaping을 마쳤다. 이제는 되돌릴 수도, 후회할 수도 없다. 오래 기다려왔고, 나름대로 준비도 했었다. 그로 인해 저번보다 더 나아진 나의 모습을 내 스스로가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나도 내 자신에 대해 백 퍼센트 만족하지 못한다. 경험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는 처사이다. 코스가 끝나고 감독관이 마지막 조언으로 그런 말을 했다. 10일 코칭한 코치와 10년 코칭한 코치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그러니 라이센스를 획득하지 못해도 돌아가서 실망하지 말고 많은 경험을 쌓으라고 언급했다. 



아직 팀이 없는 나로서는 경험 쌓는 게 조금 힘들겠지만, 이왕 경험 쌓는 거 좋은 곳에서 레벨 높은 가치 높은 경험을 쌓고 싶다. 다시 레드불 아카데미에 문을 두드려 볼 예정이다. 거기에서 가르치기보다는 많은 걸 배우고 싶다. 배우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긴 이야기를 서술하고 싶지만, 그리지 못한 점 내 스스로에게 미안하다. 이번에도 많은걸 다른 코치들이 코칭할 때, 그리고 틀린 점을 코치가 고쳐줄 때, 내가 코치할 때 피드백을 받으며 많이 배웠다. 300 파운드 그리고 알파 아깝지 않다. 다시 또 이야기를 만들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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