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워킹홀리데이 170일째
일이 끝나는 시간에 맞게 가게 앞으로 찾아왔다. 하루 종일 스케줄이 없다고 했던 것 같은데, 온종일 집에만 있었던 것 같지 않은 손질된 머릿 결, 몇 시간을 준비했을지 모를 화장과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향수 냄새 그리고 얼굴엔 조금은 어색한 미소.
잘츠 강가를 따라 걷다가 강이 바라 보이는 공원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내가 주어 담을 틈이 없이 구구절절 늘어놓는다. 마치 학교를 막 파하고 돌아와 엄마에게 신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은 아이 마냥 신나게 이야기를 한다. 이 시간에 밖에 나와 멍하니 강을 바라 본지가 얼마나 되었나 머릿속으로 세어 본다. 내친김에 이렇게 즐길 수 있을 날도 며칠이나 남았는지도 생각해 본다.
그래도 지금 잘츠 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때문에 흐릿하게 보이는 달. 이슬에 젖은 나뭇잎, 풀 냄새, 옆 사람에 향기까지 있어 조금은 행복하다.
'저는 지금 유럽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