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e gyu Sep 30. 2019

9월 8일

집 열쇠를 두고 나오면 생기기는 일

룸메이트 두 명은 모두 가족 집에 갔고, 난 집에 키를 두고 문을 닫고 나왔다. 그때가 1시 정도였던 것 같다. 아침에 집 청소와 빨래를 다 하고 나서 옥상에 잠깐 다녀오려고 나갔는데, 키를 깜박했다. 잠깐 다녀오겠다는 생각으로 나갔기에 내가 가지고 있는 거라고는 입고 있는 옷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지갑, 핸드폰, 키 그 어떤 것도 없었다. 다행히 밥은 먹고 나와, 배는 든든했다. 수많은 생각을 해본다. 혹시라도 열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고, 아침에 버렸던 쓰레기 봉지를 다시 뒤져 클립과 비슷한 걸 찾았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누가 하는 걸 보지도 않았지만, 어떻게 하면 문이 열리겠지란 희망을 가지고 문고리에 작은 철사를 꽂아 쑤셔본다. 될 리가 없다. 


한 명은 비엔나에 있고, 한 명은 내일 저녁쯤에 온다고 했다. 혹시 밑에 사는 사람이 룸메 번호를 알고 있지 않을까, 작년까지만 해도 이 건물을 관리했다는데 혹시 여분의 키를 가지고 있진 않을까란 생각에 초인종을 눌러 물어보지만, 희망이 없다. 일단 식당으로 가 볼까란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건물 안에 있어 괜찮지만, 완전히 밖으로 나가게 되었을 때는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 집 문 계단에 앉아 다시 생각해본다. 


마침내 가게로 가기로 결정했다. 친구 핸드폰으로 룸메이트와 연락이 되었다. 룸메는 내일 온다고 한다. 오늘은 친구 집에서 자기로 결심을 한다. 저번 한 주 동안 아주 지쳐있고,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다른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건 사실이다. 내 계획이 완전히 흐트러져 미쳐 버릴 것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루 이틀 맘 편하게 있을 수 있다 라고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9월 5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