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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Nov 03. 2019

아홉 번째 발걸음

자기 소개서 - 어시스턴트 코치 지원 동기서

어시스턴트 코치로써 감독과 선수들과 소통을 잘하고, 유럽 토너먼트 대회에서 하나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 펩 과드리올라 와 무리뉴가 시즌이 끝나면 함께 고생했던 코칭스태프와 함께 찍은 사진을 종종 보는데, 그 사진들은 나에게 좋은 자극제이자 나의 청사진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에서 지도자의 길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비 선수 출신이 나에게는 더욱 더 가혹하다. 인맥, 돈 아니면 프로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게 길이 열릴 수 있다는 대답을 많이 들었다.

좋은 예로 내가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나는 어렸을 때 축구 선수에 대한 꿈이 있었다. 축구를 좋아했고, 달리기도 잘했다. 한 번은 지역 축구팀이 있는 초등학교에서 부모님께 나를 스카우트 해가도 되겠냐고 물어보았는데 부모님은 거절하셨다. 그 당시의 한국에서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자식에게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걸 잘 알고 계셨고, 부모님은 그런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고 계셨다.  

대한민국에서 나의 현실적인 상황을 바라보고, 많은 돈을 번 후, 내가 하고 싶은 지도자의 길을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치과 기공학을 전공한 나는 대학교 3학년 때 독일 치과 기공소에서 1학기를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그곳은 한국보다 임금도 높았고, 복지도 좋았으며, 기공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일하는 환경 모두 완벽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기에 그저 많이 벌기 위해 선택한 길이였기에, 기공소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 들었다. 이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배운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영어를 쓰는 나라에 가서 배우고,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배울 때 더 많은 것을 배울 있는 것처럼 나는 축구의 문화가 삶 속에 많이 스며들어 있는 유럽에서 시작하기로 다짐했다. 이러한 이유로 긴 자전거 여행이 끝나고 스코틀랜드에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초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긴 여행을 끝나고 다시 유럽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1년 동안, 독일어 준비 외에도 축구 관련해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곳은 리버풀 인터내셔널 아카데미, 그곳은 리버풀에서 직접 보내준 UEFA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감독들이 와서 아이들을 지도했고, 나는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일을 했다. 또한 성인팀의 훈련과 경기를 직접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서울대 축구부에서 매니저로 1년 동안 같은 기간 일을 했다.


꿈으로 가는 연장선 위에 잘츠부르크에 와 있다. 물론 이 길이 쉽게 열리지 않을 거란 걸 안다. 처음 자전거에 올라탔을 땐 그저 멀리 있었던 목적지를 하나하나 포기하지 않고 페달을 밟아가며 도착할 수 있었던 것처럼,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문을 두드려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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