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e gyu Apr 01. 2020

3월 22일

사람들이 붐비는지 않은 일요일은 아주 조용하게 흘러갔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어제저녁 내리는 비는 밤새 온도가 내려간 탓인지 눈으로 변했고, 사무실 앞 그늘진 곳은 어제저녁 눈이 내렸다고 티를 내기라도 하는 듯 조금 남아 있습니다. 아침 바람이 쌀쌀합니다. 


문뜩 자전거 여행 중에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찬 바람이 부는 아침에도, 영국다운 우중충한 날씨에도 아침에 일어나 물 한잔 마시고 동네 한 바퀴를 30분 정도 산책하십니다. 한 번은 그분을 따라 같이 산책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많이 추웠을 때라 아직 땅이 얼어 있고, 죽은 잔디 위로 서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시냇물을 건너며 가끔은 연어가 올라와 냇물에서 연어 낚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할머니. 왠지 오늘 그분이 생각나 두꺼운 잠바 하나를 껴 입고 동네를 걸었습니다. 


조용한 아침, 개나리들은 사람들의 북적 거림이 잦아들어 신이 난 걸까요? 옹기종기 모여 부산스럽게 떠 뜨는 듯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2월 28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