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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Apr 29. 2020

4월 20일

세계 시간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상상도 못 했던 때입니다. 


이 큰 지구가 궁금했지만, 그땐 컴퓨터로도 세계 곳곳을 뒤지지도, 이해하지도 못 했습니다.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컴퓨터 바탕 화면은 인공위성에서 찍은 지구 사진으로 해 놓았습니다. 실시간으로 찍어서 보내 주는지, 낮이면 아주 밝은 지구를 볼 수 있고, 해가지고 난 저녁에는 불 빛 하나하나가 모여 한 나라의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어딘가에는 저녁이고 어딘가는 아직도 햇볕이 내리 쬐고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지구 반대편을 상상하며 이불속에 들어가 핸드폰을 켜 세계시간을 종종 보았습니다. 세계 지도가 펼쳐져 있고 그 위로 작은 세로 선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다른 나라의 시간들을 알려 주었습니다. 지금 인도에서는 해가 지고 있고, 지중해 근처 어디가에서는 한창 바쁘게 일을 할 오후이고, 미국 동부 또는 하와이는 이제 막 아침을 시작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방구석 작은 침대에 누워 지구 이곳저곳이 궁금해서 종종 세계시간을 보았던 학창 시절이었습니다. 


어느덧 30살을 앞에 두고 타국에 나와 있는 저는 종종 한국 시간을 봅니다. 


한국이 많이 궁금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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