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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Apr 23. 2019

3월 9일 (맑음 후 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워킹홀리데이 4일차.

일단 잠 잘 곳과 잠시 일하고 용돈 정도 벌 수 있는 직업을 구했다. 잠시 머무르는 베이스캠프라고 어느 정도 오스트리아에 정착할 때까지 여기 있는 거라고 다짐한다. 이로써 다급했던 나의 마음은 조금 안정을 찾은 듯하다. 




어제저녁 일찍 잔 탓인지, 미래에 대한 불확신 때문에서인지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아마 새벽에 울어대는 새 울음소리 때문에 일찍 일어난 것일지도 모른다. 5:40에 기상했다. 처음으로 잘츠부르크 올드타운을 걸었다. 유럽, 혹은 독일 어느 도시와 다름없는 토요일 아침 풍경이 이어져갔다. 좁은 골목, 오래된 건물들, 성당에서 울려대는 아침 종소리. 마켓 플레이스에는 주말 장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나온 소상인들로 가득하다. 자리를 잡고 물건들을 갑판대 위에 올려 보기 좋게 진열한다. 치즈와 신선한 빵, 쿠키들이 이른 아침 공복의 나의 배를 유혹한다. 위기를 잘 넘겼다. 봄을 알리는 프리지어와 다른 꽃들이 가득한 꽃 장사 갑판대를 지난다. 꽃을 선물할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쳐가지만, 내겐 과분한 희망사항이다.



유소년 경기가 있는 레드불 아카데미를 다시 방문했다. 매니저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와 확신을 가지고 찾아갔지만, 현실은 정신 무장한 나의 마음보다 더 강하다. 경기를 보러 온 가족, 친구 그리고 아카데미 관계자들과 여러 코치들 누가 매니저인지 알 수 없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항상 작아진다. 매니저를 만나야 된다는 욕구가 싹 사라졌다. 다음에 다시 개인적으로 찾아와야겠다. 아무런 수확없이 가게로 돌아오는 길에 오스트리아에서 첫 비를 맞으며 걸어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봄비지만 굉장히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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