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을 좋아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안개꽃이 볼품없이 느껴졌다.
봉오리가 너무 작아서.
튤립을 좋아했다.
근데 튤립이 고양이에게 치명적이라는 말을 듣고 튤립을 멀리하게 됐다.
역시 장미밖에 없는 건가.
가장 완벽에 가까운 꽃. 꽃 중에 최고는 장미꽃 아니었던가.
맞다. 장미꽃에는 가시가 있지.
결국 빈손으로 꽃집을 나왔다.
애초에 완벽한 꽃이란 존재했던가.
애초에 완벽한 사람이란, 완벽한 사랑이란 존재했던가.
시라노는 록산을 어떻게 그 정도까지 사랑할 수 있었을까.
나이가 먹어갈수록 점점 더 온전한 사랑이라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만 커져간다.
그런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건
완벽한 모습을,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순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의 가장 나약하고 초라한 모습을,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사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마치 장미의 가시를 사랑할 수 있는.
그 사람의 잘나고 멋진 모습뿐만 아니라
가장 취약하고 상처받은 모습까지도 예쁘고 아름답게 바라봐 줄 수 있는,
그런 게 사랑이 아닐까.
나부터도 완벽하지 않은데.
불완전한 것을 사랑할 수 없다면 나조차도 사랑할 수 없을 텐데.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내 가족, 내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완벽한 글만 쓰려다가 매번 노트북을 닫았다.
어떻게 매번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미흡하지만, 불완전하지만 오늘은 이걸로 충분하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2025.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