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똠얌꿍'을 먹어야 하는 이유

믿거나 말거나

by namtip

우리 집에는 똠얌소스가 항상 구비되어 있다.

식구들 모두 똠얌을 즐기는 덕분에 제법 큰 통으로 사서 놓고 먹는다.


처음 똠얌을 알게 된 건 무려 15년 전. 생각해 보니 감바스도 쌀국수도 똠얌도 훠궈도 모두 그즈음에 처음 먹어봤다. 당시 회사가 홍대에 있어서였을까. 자고 일어나면 생기는 새로운 맛집들을 탐방하는 건 직장생활의 모든 시름을 잊을 만큼 큰 기쁨이었다.


사실 똠얌은 매우 싫어하는 음식이 될 수도 있었다. 신입이었던 나와 대표님과 부장님이 회의차 점심시간에 들른 곳이 막 새로 생긴 태국 음식점이었는데 부장님은 '똠얌을 먹어야 글로벌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희한한 이유로 그날 똠얌을 주문해 주셨다.


부장님과 대표님이 함께한 식사. 그 어떤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겠는가. 하지만 그 어색한 분위기를 이길 수 있었던 건 똠얌에 대한 기대감이라고나 할까. 가리는 음식도 없거니와 새로운 음식을 먹는 건 언제나 대 환영이었기도 했고, 세계가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던 먹어야 되는 줄 알았다.


그리하여 처음 보는 똠얌꿍. 한입 먹어보니 매콤하다. 두입먹어보니 새콤 달콤.

부장님과 대표님은 맛있게 먹는 신입사원을 흡족해하셨고, 그 다음 해 나는 우리 팀 신입 직원을 그 태국 음식점으로 인도했다. 결과는? 그 신입도 글로벌한 인재가 되고 싶다며 흔쾌히 똠얌꿍을 먹어보겠다고 했으나 강한 향이 입맛에 맞지 않아 결국 한입 먹고 못먹었다. 아마 나를 미워했겠지.


어쨌든 부장님과 대표님의 말씀대로 인재는 되지 못했지만 예언의 반은 적중한 것일까.하필 결혼 후 신혼을 라오스에서 보낸 덕분에 나는 똠얌꿍에 더 심취했으며 주기적으로 먹지 않으면 손발이 떨리는 현상을 보이곤 한다.


똠얌은 태국과 라오스에서 먹는 국물 요리다. 똠은 끓이다. 얌은 샐러드라는 뜻인데 레몬그라스나 고수 등 야채가 들어가서 그렇게 쓴다고 한다. 이 국물요리는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꿍=새우, 그래서 똠얌꿍이 되는 것이다. 만약 닭고기가 들어가면 라오스에서는 닭고기=까이, 똠얌 까이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태국식보다는 코코넛 밀크를 넣지 않은 맑은 라오스식 똠얌을 더 좋아한다.


재료: 똠얌 소스, 레몬그라스, 고수, 토마토, 버섯, 레몬, 생강


1. 물을 넣고 똠얌 소스를 당신의 맵기로 넣는다. 레몬그라스도 함께 넣어준다.

2. 물이 살짝 끓으면 토마토를 썰어서 투하. 버섯 넣기

3. 새우 넣기

4. 토마토가 많이 물렁해졌다 싶을 때까지 끓이면 끝!

5. 싱거우면 소금 혹은 간장 넣고, 생강 조금.

6. 고수를 잘 다져서 넣어준다.

*레몬을 짜서 넣으면 맛있지만 없으면 식초 살짝.

*사실 대한민국에 똠얌 재료를 다 갖추고 있는 집이 어디 있겠는가. 레몬그라스도 없고, 토마토도 없는 그런 날엔 끓는 물에 소스만 풀어 두부와 김치를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 먹기도 한다. 라면에도 넣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


이렇게 똠얌꿍만 먹으면 정말 배고프다. 우리나라로 치면 찌개만 먹는 꼴이다. 밥 말아서 먹거나 국수와 먹는 게 일반적이다. 꼭 쌀국수가 아니더라도 소면을 삶아서 뜨끈한 똠얌 국물에 넣어 먹으면 그제야 배부르다. 물론 쌀국수 면이 가장 잘 어울리는 건 말해 뭐 할까.


라오스 친구들에게 그렇게 햇빛을 쬐면서도 피부가 좋은 이유를 물어보니 똠얌을 먹어서 그렇다던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똠얌이 피부에 좋다니 더더욱 먹을 이유가 충분하다.


청경채는 시들어 버리기 직전이라 함께 넣어줬어요. ㅋㅋㅋㅋㅋ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멸치볶음 오일 파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