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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Dec 11. 2023

휴식에도 비수기가 있고 성수기가 있다

엄마의 겨울방학준비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달력엔 방학 전 20여 일은 휴식 성수기, 개학 후 다음 방학까지는 휴식 비수기다. 아이들과 방학을 보낸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살과 고열을 몇 차례 겪은 후 생긴 나만의 루틴이다. 저질체력인 엄마가 아이 둘과 함께 있기 위한 생존법이라고나 할까.


12월은 각종 연말 모임이 있고, 아이들 방학이 다가오는 시기. 나는 누구보다 공격적으로 쉬는 시간을 마련한다.


평소에는 오전 일과를 마치고, 수업준비를 한 후 하원시간 전까지 쉬곤 하는데, 방학을 앞두고는 우선 운동시간을 늘린다. 내가 유명 배우는 아니지만 배우들이 쉴때 더욱더 고강도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는 걸 알고 시작했다. 평소 30~40분 정도의 운동시간을 1시간~1시간 반으로 늘린다.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 성격상 한 가지 운동을 오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전에 40분 저녁 먹고 40분 정도로 나누어한다. 확실히 운동을 미리 해두면 아이들과 있을 때 신경질을 덜 낸다.


운동시간을 늘렸는데 집에 와서 예전처럼 (물론 이전에도 그 다시 깨끗한 집은 아니었지만) 집안일을 할 수는 없다.  보통 오전에 운동을 한 후 돌아와서는 소소한 집안일을 하는데 방학을 준비하는 기간에는 하던일도 거의 하지 않고 오전을 보낸다.


다행히 우리 집 아이들은 집안일에 익숙한 편이고 이 기간에 본인들의 집안일이 늘어난 건지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자기 옷은 알아서 빨래를 돌리고 건조기에 넣는 것, 빨래를 개지는 않아도 분류해서 본인방에 가져다 놓기, 자기 방 청소하기는 아예 내 손을 벗어난다. 원래라면 이 중엔 두 가지 정도는 내가 하겠지만 휴식 성수기 기간에는 예외다.


이런 일과는 보통 하원하고 각자 숙제를 한 후에 저녁을 먹고 이뤄지기 때문에 남편과 아이들이 집안일을 하는 동안 나는 밖으로 나간다. 매번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쐴 수는 없지만 저녁운동 삼아 밖을 산책하고, 자전거도 타고 들어오고 나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그림 같은 하루지만 20여 일의 기간을 잡은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매일매일 이런 일과를 보내기엔 엄마의 일상은 다이내믹하지 않은가. 예기치 못한 약속, 집안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도 이렇게  작정하고 나만의 휴식 성수기를 보내고 나면 훨씬 여유롭게 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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