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레그 프레스라는 운동기구에 앉아 쉬고 있는데 문득 '사용하신 무게는 제자리에 정리해 달라'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레그 프레스는 반쯤 누워서 발로 무거운 판을 밀어내는 운동기구인데 양 옆의 봉에 추가로 무게를 추가할 수 있다. 그날은 내가 아무리 밀어봐도 꿈쩍도 못할 무게가 달려있어 나는 그날 레그 프레스를 한 번도 밀어보지 못했다.
그날 이렇게나 많은 무게 치기를 한 어떤 사람은 세상에서 무엇을 감당하고 싶었을까. 혹은 어떤 모습의 자신을 기대한 걸까.
문득 어떤 하루가 중간중간 버거울 때. 난 그날 보았던 안내문을 떠올린다.
한 번쯤은 내가 들고 있는 삶의 무게를 제자리에 정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