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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Oct 29. 2024

나의 육아멘토들(2)-믿는 대로 자란다

Good observer

아이가 자라면서 낯을 가리기 시작했다. 그땐 아이가 울기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가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면서 "shy boy"란 단어를 많이 쓰곤 했는데  유럽 아주머니들은 한사코 그 단어를 쓰지 말라고 했다.  그럴 때마다 "Good observer"라고 말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아이가 울 때 사람들과 조금 떨어져 있으면 아이도 진정을 할 수 있고 멀리서 서서히 지켜보며 적응할 수 있다는 거였다. 무리의 중심에 있지 않아도 잘 지켜보고 듣는 사람도 참여하는 거라고, 아이도 지금 우리와 함께 모임을 한다는 느낌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사실 그때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지만 왜 그렇게 "shy boy"라는 말을 하지 말라며 한사코 말렸는지 몰랐다. 하지만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 매 순간  "Good observer"라는 말을 떠올리게 될 줄이야.


지금은 매우 활달하지만 동생이 태어난 이후 무리에 잘 끼지 못하고 혼자서 노는 아이를 보면서 걱정이 되는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친구들을 잘 관찰하고 이해할 줄 아는 아이'라고 다른 엄마들에게 소개를 할 수 있었던 건 아이를 마냥 부끄럼이 많은 아이로 치부하지 않은 덕분일 것이다.  만약 내가 우리 애가 부끄럼이 많다거나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다른 부모, 친구에게 선언 아닌 선언을 했더라면 아이 스스로도, 다른 친구들도 편견을 가졌을지 모르겠다. 

마냥 내성적인 아이로 치부하지 않고 내 아이가 훌륭한 관찰자라고 밝히는 순간 아이는 그렇게 성장했다고 믿는다. 

 

 "Good observer" 

아이를 향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해 준 그들이 오늘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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