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연락이 뜸해졌지만 한국으로 돌아와서 지난해까지도 나는 이들과 연락을 했다.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고 안부를 물었다. 코로나가 터졌을 땐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고립된 생활을 걱정하고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곤 했다.
라오스에서 내가 주로 만났던 친구들은 주로 유럽사람들이었다. 내 또래부터 할머니까지 내가 매주 수요일 만났던 WIG (Women International Group in Laos) 멤버들. 내가 첫째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유럽식으로 일주일즈음 아이를 들고 당연히 모임에 나타날 줄 알았던 외국친구들은 이 주째 산후조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건네 듣고는 매우 의아해했으나 꾹 참고 기다려주었다. 몸이 근질근질했던 나도 결국 3주를 못 채우고 매주 모이던 카페에 아기를 들고나갔는데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열렬하게 환영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스무 명이 넘는 멤버들이 허그를 해주고 준비해 둔 아이 선물과 함께 이제 막 3주 된 아이에게 모두들 돌아가며 책을 읽어주었다. 대견하게도 아기는 모임이 끝날 때까지 눈을 말똥 말똥 뜨고 울지도 않고 이들의 축하 멘트와 어려운(?) 영어 동화를 잘 들어주었다. 아이를 낳은 후 모임에 나갈지 말지 고민했던 순간이 후회될 만큼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이들과 함께 첫 아이 육아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