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니핑과 함께 하는 한글 공부
나지마와 수아드
"띵동" 하고 초인종을 누르니 "선생님~~~"하며 나를 안아주는 수아드.
수아드는 올해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말라카 언니와 나지마 언니처럼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본인의 필통과 가방이 생기자 보물처럼 소중히 여긴다.
나지마는 이제 2학년. 지난해 처음 만났을 때 같이 받아쓰기를 하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다른 건 다 좋은데 받아쓰기를 제일 어려워한다며 나지마 엄마가 걱정했었다. 지난해 나지마와 받아쓰기를 하면서 하얗고 검은 글씨뿐인 종이 한 장으로는 아이의 관심을 사기 어렵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한글 공부를 할 수 있을까?
딸이 추천해 준 티니핑과 한글 공부
대형서점에 가서 한글 연습 문제집을 고르는데 같이 갔던 딸이 티니핑을 집어드는 것이 아닌가?
"엄마, 이걸로 해봐. 걔네들이 한글도 잘 모르는데 그림도 하나 없는 걸로 공부하고 싶겠어? 응?"
어라? 티니핑이라니! 과연 이 동물들이 (내 입장에선 다 비슷한 동물이다.) 나지마와 수아드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
결론은 성공이다!
티니핑 교재를 단계별로 사서 다음날 아이들에게 보여주니 펼쳐보기도 전에 환호를 질렀다. 수아드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역, 니은 디귿을 큰 소리로 읽고 나지마는 로미가 예쁘다며 가위로 잘라서 필통 속에 넣었다.
티니핑이 신기해서 그런지 첫날은 집중력 최고로 공부를 마쳤는데 다음 주에도 잘할 수 있을지.
티니핑 효과를 본 그날. 딸아이를 안아주며 진한 뽀뽀를 해주었다. "어때? 애들이 좋아해?" 라며 묻는 걸 보니 본인도 궁금했나 보다. "그럼, 반응 최고였어. 티니핑 끝나면 다른 건 뭘로 해볼까?" "엄마, 시크릿 쥬쥬지! 티니핑 다음 단계는 무조건 시크릿 쥬쥬야."
오호라. 티니핑을 사들고 오면서 이거 끝나고 또 어떻게 할지 내심 고민했는데 시크릿 쥬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니 든든하다.
두둥! 티니핑으로 한주 동안 얼마큼 공부했을지 기대하며 집으로 들어선 순간. 나지나와 수아드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나를 보더니 하이톤으로 "선생님 예뻐~~~"하는데. 엇! 이건 분명 티니핑의 목소리와 말투.
너무 귀여워서 꼭 안아줄 수밖에. 나도 하이톤으로 " 반가워~~~!" 하며 대답해 주니 "핑핑!!" 하며 역시나 좋아해 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영어와 아랍어 방송만 가득했던 거실 저 멀리서 한국어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와 아빠가 모두 아랍어를 사용하니 아이들이 집에서 한국어를 들을 일이 없었는데 지금부터라도 한국어 콘텐츠를 접하면 훨씬 더 학교 생활도 편해질 것이다.
일주일 내내 티니핑을 봤으니 뭐 나를 부르는 어투가 해핑처럼 변한 건 당연한 일. 이 동물들이 이야기하는 걸 계속 들어서 그런가? 지난 시간보다 발음도 많이 좋아진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이 아이들이 한국어를 떠올릴 때 행복한 마음이 가득했으면 좋겠는데 그 과정에 내가 어떻게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티니핑 여러분 너무 고마워요~!
사진출처: lunalina 님의 애니만화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