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떠난 유럽 40일 드라이브] - 21화

여행 14일 차 (2023년 1월 24일)

by Juno Curly Choi

- 여정 : 노이슈반슈타인 성, 콘스탄츠


여행 14일 차. 2주가 지났다. 오늘은 뮌헨을 떠나 독일 남부의 유명 휴양지인 "콘스탄츠"로 간다. 가는 길에 디즈니성의 모델이 되었다는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성에 들렀다 갈 계획이다.


아침 일찍 아침을 차려먹고, 숙소 주인 분들께 인사를 전하고는 집을 나섰다. 갈 길이 멀기에 부지런히 서둘렀다. 여행 14일 차쯤 되니, 한국에서 공수해 온 한식 재료가 많이 떨어져 간다. 그래서 뮌헨을 벗어나기 전에 뮌헨에 있는 한국 식자재를 파는 한인 슈퍼에 들러서 장을 좀 보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한인 슈퍼를 검색하고 그나마 가까운 마트를 찾아 출발한다.

여행을 다니다가 쌀이나 김치나 라면 등 한식 재료를 살 일이 있어 구글맵에 한인 슈퍼 검색을 해보면 많진 않지만 그나마 큰 도시에서는 몇 곳 찾을 수 있다. 뮌헨에서 찾은 슈퍼는 숙소에서 20여분 가야하는 곳에 있었는데 조금 돌아가야 하는 위치였지만 음식을 사야하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슈퍼 주변에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었는데, 여행 14일 차 짬(?)으로 가게 근처에 적당히 주차를 하고 가게를 찾아갔다. 크기는 서울에서 동네 슈퍼 크기 정도의 규모였다. 그래도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고 할까. 급한 대로 쌀 2kg, 라면 5 봉지, 김치, 볶음김치, 그리고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새우깡 같은 과자를 아주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사고는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길을 떠난다.


구글맵에 독일 퓌센(우리나라 모 회사의 에어컨 이름이 휘센인데, 혹시 여기서 그 이름을 따오진 않았는지.. 궁금했다)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목적지로 찍고 출발. 뮌헨을 좀 벗어나자, 눈 쌓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눈이 많이 오긴 했어도 제설이 잘 된 덕분에 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점점 더 도시를 벗어나는데, 차창 밖으로 펼쳐진 설경이 정말 장관이었다. 멀리 알프스 자락 산세도 보였다. 겨울왕국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들고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어서 가는 내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설경에 감탄하며 2시간여를 운전을 해서 노이슈반슈타인 성 입구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성으로 올라가는 셔틀을 타려고 하는데, 하.. 올라가는 길이 얼어서 셔틀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도보로, 눈 쌓인 등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할 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성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다가 입구에 있는 레스토랑을 하나 발견했다. 우리나라 등산길 초입에 있는 파전, 막걸리집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오랜 시간 운정도 했고 점심시간도 되어서, 밥을 먼저 먹고 성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점심 메뉴는 뮌헨에서 먹었던 슈바인학세와 소시지. 독일을 떠나기 전에 독일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하는 것도 있었고, 메뉴판에 다른 음식들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서 안전하게 우리가 '아는 맛'을 선택했다.

점심을 해결한 레스토랑.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등반을 시작했다. 몇 시간씩 올라야 하는 등산길은 아니지만 눈이 많이 온 탓에 길이 미끄럽다. 신발도 일반 운동화를 신었기 때문에 발도 시리고 신발이 젖을 우려도 있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투덜거리지 않고 씩씩하게 잘 걷는다. 다행이다.


조금 오르다 보니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등산 가면 올라갈 때 늘 그러하듯, "얼마나 가야 해요?"라고 물으니 그리 멀지 않다고 알려준다. 조금만 더 오르면 아스팔트 포장길을 만난다고. 힘을 내어 올라본다. 길이 좁고 미끄러워 수월한 산행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눈이 있으니 나름대로 즐거운 등산길인 것 같았다.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성 찾아 올라가는 길

20여분 걸어 올라가다 보니, 셔틀버스가 다니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와 만나는 지점에 이르렀고, 그 지점부터는 걸어 올라가기가 편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너머에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보였다. 그래, 디즈니 성!




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view point 전망대가 있었다. 이리저리 돌려가며, 너도 찍고 나도 찍고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마침 해가 성 뒤로 넘어가고 있어서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멋진 성과 설경과 햇살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으로 보였다.


우리는 성 안을 구경하는 티켓을 구매하지 않았다. 며칠 전에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성 안을 구경했었고, 성이라고 하는 곳이 그 안에는 특별히 큰 볼거리가 있는 것 같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보니, 굳이 표를 사서 성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퓌센 전망


전망대에서 충분히 설경을 즐기고 다시 올라온 길을 되돌아간다. 아이들은 내려가는 길은 더 즐겁다. 올라올 때는 얼마나 가야 하는지 모르기에 가는 길이 막연하고 멀게 느껴지지만, 내려가는 길은 "아는 길"이다. 두려울 것이 없는 발걸음이 가볍다. 눈 밭 위에서 장난도 친다. 겨울 장갑도 없이 눈 놀이를 하다 보니 손은 시렸지만 마음은 즐겁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타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콘스탄츠로 향한다. 콘스탄츠는 "보덴 호수" 옆에 있는 도시인데, 독일 주재원을 했던 지인에게 뮌헨에서 스위스 넘어가기 전에 쉬어갈 적당한 곳을 추천해 달라 부탁했더니 알려준 장소이다. 뮌헨에서 스위스로 바로 가기에는 거리가 제법 멀어서 중간에 쉬어 갈 곳이 필요했다. 콘스탄츠는 스위스와 국경을 마주한 곳에 있어서 숙소를 찾다 보면 스위스에 있는 숙소가 검색되기도 했다. 여행을 준비하며 스위스로 넘어가기 전 콘스탄츠에서 하루 묵어 가기로 계획을 세웠고, 짧게 하루 묵어갈 일정이라 에어비앤비로 예약하지 않고 호텔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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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슈반슈타인 성에서 콘스탄츠까지는 3시간가량 차를 운전해서 가야 한다. 부지런히 가다 보니 보덴호가 옆에 보이기 시작한다. 콘스탄츠로 가는 방법 중 보덴호를 배로 건너가는 방법이 있고,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호수를 빙 둘러서도 갈 수 있는데, 우리는 배를 타지 않고 호수를 둘러 가기로 했다. 돈보다는 시간이 좀 더 넉넉했기에 시간절약보다는 경비절약을 선택했다.

멀리 보이는 보덴 호수 (Bodensee)


오늘의 숙소는 Hampton by Hilton Konstanz이다. 이번 여행 중 호텔에 묵어가는 날은 3~4일 정도 되는데, 정해진 목적지를 가는 중간에 하루 정도 묵어갈 때 호텔을 이용하기로 했다. 에어비앤비에서 1박 2일을 하기엔, 우리도 짐을 풀기 귀찮고 숙소 주인장 입장에서도 청소하기 귀찮을 수 있으므로.


호텔은 우리 돈 15만원 수준이었는데, 비즈니스 호텔 성격이라 특별한 시설은 없었지만 깔끔했다. 무엇보다 호텔에 머물러서 좋은 점은 조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얻어먹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식사를 책임져야 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하루 아침 준비를 쉴 수 있다는 것은 큰 뽀나스 같은 것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짧은 겨울 해는 이미 지고 어두컴컴하다. 체크인을 하고 근처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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