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1일 차 (2023년 1월 31일)
여행 21일 차. 스위스 몽트뢰. 날씨는 아주 맑음.
오늘은 몽트뢰 구경을 하고 다시 프랑스로 넘어갈 예정이다. 며칠 전부터 몽트뢰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도 아직 몽트뢰에 들어가진 않았다. 떠나기 전 마지막에 보고 가려고 아껴두었다. 스위스 몽트뢰에는 왜 가려고 한 거냐면...
전설의 락 그룹 "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죽기 전에 몽트뢰에서 음악작업을 했다는 이야기는 많이들 알고 있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몽트뢰에는 왜 가느냐, 묻는 사람들에게 프레디 머큐리의 흔적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 프레디가 왜 몽트뢰로 오라고 했을까, 어떤 곳이길래 그 정도로 몽트뢰를 사랑했을까가 궁금했다.
몽트뢰는 알프스 산자락을 뒤로하고 레만 호수를 앞으로 바라보는 작고 아름다운 도시다. 예전에 즐겨보던 음악프로인 JTBC "비긴어게인"에서 몽트뢰를 찾아가 버스킹을 한 적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언젠가 저곳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마침 아이들과 스위스 여행을 하게 되었고, 그렇다면 버킷리스트에 들어있던 몽트뢰 방문을 하지 않을 수 없지.
아침을 먹고 짐을 꾸려 숙소를 출발했다. 3일간 편안한 휴식과 아름다운 전망을 우리에게 허락해 준 감사한 숙소였다. 20여 일 여행하며 쌓였던 몸과 마음의 피로가 풀리는 3일이었다. 숙소 호스트에게 그 마음을 진심을 담아 전달했다.
숙소에서 몽트뢰까지는 차로 25분 정도 걸린다. 스위스에서의 드라이브는 주변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서 드라이브 자체가 힐링이 된다.
몽트뢰 시내로 진입해서 프레디 머큐리 동상 근처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지하 주차장에서 밖으로 올라오니 프레디 동상이 있는 광장과 바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멀리서 프레디의 뒷모습이 보였다.
프레디의 팬들이 돈을 모아 세웠다는 그의 동상 곁에서 가만히 그를 추모한다. 아이들에게 프레디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오전 일찍 왔는데도 우리처럼 프레디 동상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프레디 동상을 한참 바라보다가 몽트뢰 호수가를 천천히 걸어본다. 그가 말한 것처럼 마음의 평화를 기도하면서. 그가 왜 몽트뢰로 오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넓은 호수도, 멀리 보이는 높은 산도, 잔잔한 물결도, 한가롭게 노니는 새들도, 언덕 위로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은 집들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모두 평온하고 평화롭다.
나이를 먹고 노후에 언젠가 다시 시간이 허락한다면, 몽트뢰에서 한달살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며 남은 삶을 정리하기에 여기 만큼 좋은 도시가 있을까. 몰론, 살인적인 스위스 물가가 마음의 평화를 다소 방해할 수는 있다는 것은 고려해야 할 듯.
비싼 스위스 물가를 너무 얕보고 오래 머물렀다. 이제 다시 출발하자. 프레디 안녕~
레만호수를 쭉 따라 스위스 로잔을 지나 프랑스 국경을 다시 넘는다. 우리의 목적지는 프랑스 남부의 엑상 프로방스. 하루에 다 가기엔 너무 먼 거리라, 프랑스 중부에 발랑스(Valence)에 호텔에서 하루 묵어가기로 했다.
국경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느껴지는 공기가 다르다. 호텔이 있는 발랑스에 도착하니 기온이 영상 10도. 독일, 스위스를 거치면서 영하의 기온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여기 오니 너무 따뜻하다.
내일은 고흐의 마을 "아를"에 들렀다가 숙소가 있는 엑상 프로방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