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하는 아이 뒷모습에서
짧아진 바지단과 소매가
눈에 들어오고
현관에 나란히 놓인
내 신발과 아이 신발 크기가
점점 비슷해지는 것을 볼 때
시골이라 학교가 멀어
아침 저녁으로
등교 하교 함께 했는데
이제 버스 타고 자전거 타고
혼자 등하교 하겠다고 하고
뉴스를 보는 아빠 옆에 앉아
저도 같이
쯧쯧 혀도 차고
이러쿵 저러쿵
궁시렁 궁시렁 할 때
허허 이 녀석
손발톱 스스로 깎겠다며
쪼그리고 앉아
요리저리 또각또각 아슬아슬
애쓰는 모습을 볼 때와
간만에 이웃분들과
막걸리 한잔에 즐거운
아빠를 위해
혼자 씻고 양치하고
침대에 누워 잠든 모습을 볼 때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처럼 소소한 잔소리를 하는데
무심코 바라본 아이 눈빛에서
전과 달리
강한 반항의 기운이 느껴질 때,
아..
아이가 어느새 이 만큼
컸구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