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이 ‘특별하고 놀라운 가족’으로
나의 명절 준비는 특별하다. 온종일 전을 부치면서 투덜거릴 일도, 앞뒤로 휴가를 붙여 긴 여행을 준비하며 분주할 일도 없다.
온 국민이 ‘가족’이란 이름으로 모이는 시끌시끌한 명절이 되면, 의례적으로 사회적인 화두가 되는 ‘소외된 이웃’. 나의 명절의 중심에는 바로 그들이 있다.
두 개의 그룹홈(공동생활가정)과 보육원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명절을 기획하면서 머리와 손발이 분주하다.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의 작은 모임으로 시작한 ‘확장된 가족 즐기기’ 프로젝트.
아이가 묵을 방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아이가 ‘진짜 가족’으로 부르는 형,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시설의 사전 허락을 받는 과정 또한 필수이다. 한달에 한번 방문하는 시설에는 상품권 발송으로 마음을 표한다.
어느 날 엄청난 소명의식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다. 몇 년이나 후원한 보육원의 아이 중 두 명이 그룹홈으로 이관되면서, 아이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 산 넘고 물 건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소외된 이웃’이라는 표현에는 ‘시혜적 관점’이 묻어 있다. 그 삶의 면면을 속속들이 알고자 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부담의 경계를 넘어서는 과감한 도전은 쉽지 않다. 물론 정기 후원금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처럼 이런 활동을 하겠다고 달려들면 그 또한 혼란일 것이다.
다만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소외된 이웃’이 ‘특별하고 놀라운 가족’으로 아주 천천히 방향 전환을 하는 건 어떨지 소박하게 이 세상에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