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소재의 영화는 대개 기본은 한다. 좁디좁은 잠수함 속에 인물들을 몰아넣고, 침묵 속에서 치열한 전투를 펼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긴장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헌터 킬러' 역시 잠수함이라는 공간의 제약을 십분 활용한다.
소리가 곧 표적이 되는 잠수함 간의 대결은 결과를 알고 봐도 흥미진진하다. 잠수함 외길 인생을 걸었다는 주인공과 러시아 선장의 조우는 전형적인 팍스 아메리카나식 액션 영화에 일말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비록 물 위 세상은 뻔한 이국식 영웅주의에 불과하지만, 잠수함 '헌터 킬러'는 유유히, 그리고 진중하게 바닥을 훑는다.
문제는 이야기를 더 끌고 갈 힘이 부족한 것인지 영화가 자꾸만 물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네이비 씰이 펼치는 지상 작전이 뒤섞일 때마다 영화는 긴장이 풀어져 그저 그런 밀리터리 액션물이 되어 버린다. 차라리 잠수함 속의 인물들에게 더 많은 서브플롯을 할애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