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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seo May 03. 2020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유별나게 어리석은 10대의 사랑

The Space Between Us, 2017


온갖 장르와 이종결합되고 있는 10대 로맨스물이 SF 장르까지 침투한 사례.  


물론 SF도 낭만적일 수 있다는 걸 꽤 많은 영화들이 보여주었지만, 거대한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치기 어린 사랑을 위한 은유로 쓸 수는 없는 일이다. 그건 영화 스스로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고, 무엇보다 지루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와 화성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소년과 소녀의 사랑에 우주적인 제약으로 작용하며 일말의 낭만을 불러일으킨다. 눈높이를 질풍노도 시기의 소년 소녀에게 맞춘다면 영화의 비현실적인 설정 자체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그 좋은 설정을 별 고민 없이 기계적으로 낭비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주인공이 지구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붕괴되기 시작한 캐릭터는 원복 되지 않는다. 주인공은 화성에서 혼자 컸을 뿐 바보로 자란 것은 아닌데, 그가 지구에서 보이는 행동은 어딘가 모자란 사람 같기만 하다. 외계인이 아닌데 외계인인 것처럼 굴고, 영화는 미지의 존재와 조우한 것처럼 ET 흉내를 낸다.


이들의 유별나게 어리석은 사랑에 도저히 공감할 수 없게 되면, 꽤 현실성 있는 척을 했던 SF 영화로서의 면모도 망가지기 시작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충격적일 정도로 비과학적인 설정 구멍이 난무해, 나중에는 도저히 메울 수 없는 지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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