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면 좋겠다

우주, 2살

by Junseo


우주는 강아지다. 시키는 것을 한다. 우주가 받은 교육은 그런 것이다. 시킨 대로 시키는 것을 잘 하는 것. 나는 가끔 우주가 아는 세상 전체가 그런 것일까 봐 미안하고, 또 가끔 서글프다. 그저 예뻐서, 예쁘니까,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예뻐하는 것인데, 우주는 가끔 눈치를 본다. 칭찬받을 일을 한 게 없는데 예뻐해서 당황한 건지, 어떻게든 예쁘다는 말 하나하나를 알아듣겠다는 건지, 열심히 귀를 쫑긋거린다. 그럴 때마다 난 조바심이 난다. 너이기 때문에 그냥 주는,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인데, 몰라줄까 봐. 아무리 말썽을 피우고 말을 듣지 않아도 넌 한 가족인데, 몰라줄까 봐.



우주가 이것만 좀 알아주면 좋겠다. 어떻게든 내 기분에 맞춰주려고 하지 않아도, 뭐든 다 내 맘에 들려고 하지 않아도, 가끔은 자기 멋대로일지라도, 내가 우주를 사랑한다는 걸. 우주도 날 그렇게 아무 조건 없이 좋아하니까 말이다.



2015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