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짧은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seo Apr 17. 2020

샷 콜러 - 아버지라는 존재의 아이러니

Shot Caller, 2017


‘샷콜러'는 주로 감옥을 배경으로 인간, 혹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뤄 온 릭 로먼 워 감독의 2017년 작이다. 


릭 로먼 워 감독은 이미 '펠론(2008)'을 통해 평범한 사람이 중범죄자들이 득실거리는 감옥에 들어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스니치(2013)'에서는 가족을 위해 악의 소굴로 뛰어드는 아버지의 선택을 다뤘다. 그런 의미에서 ‘샷 콜러’는 그의 이전 영화들을 집대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왕좌의 게임'의 제이미 라니스터로 잘 알려진 니콜라이 코스터-왈도가 성공한 증권맨에서 살인도 서슴지 않는 갱으로 변하는 아버지 역을 맡았다. 설득력 없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세상과 분리되어 범죄자들만의 룰에 의해 돌아가는 감옥의 가혹한 현실은 어떤 변화도 수긍하게 만든다. 


생존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어느새 주인공의 손에는 칼이 쥐어져 있다. 이후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불가항력적으로 끌려간다. 형량은 늘어나고 가족과는 더 멀어지게 되지만, 아이러니한 건 그의 선택이 모두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갱이 되어가는 수감 생활과 가석방 출소 후 무기 거래 범죄를 벌이는 과정을 교차편집함으로써, 아버지라는 존재가 필연적으로 안게 되는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한없이 약해져야 하지만,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악적일 정도로 강해져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아버지의 책임감이란 그런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쿠아맨(2018) - 불필요한 깊이를 걷어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