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꼰대가 되지 말자.
예전 글에서 소위 창업 전문가 또는 멘토들의 잘못된 훈수에 대해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일부 소수의 사람들, 특수한 사례에 해당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창업을 해본 적도 없는 창업 전문가, 창업을 해봤으나 투자유치 경험이나 성공 경험이 전무한 창업 멘토, 과거에 창업 경험도 있고 성공 경험이 있긴 하나 그 방식을 창업자에게 그대로 강압적으로 주입하려는 꼰대 등 다양한 케이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말씀드리고자 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포털 창업넷(https://www.k-startup.go.kr/)에 오랜만에 접속해보니 여전히 [브로커 주의]라는 팝업이 뜨고 있었습니다. 원래 팝업 페이지는 일시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2년 넘게 동일한 팝업을 띄우고 있는 것을 보니 그 폐해가 지금도 여전한가 봅니다. 창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본인의 사리사욕만을 채우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멘토링을 하는 사례가 많으니 창업자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얘기는 기업 외부의 잘못된 창업 전문가가 아니라 기업 내부의 꼰대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꼰대 또는 꼰데는 본래 아버지나 교사 등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쓰던 은어였는데 근래에는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된 속어입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 20년 가까이 일을 하다 보니 기업 내부의 꼰대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더군요. 첫 번째 유형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4050 세대 또는 부장급 이상의 나이 든 꼰대로 경험과 연차가 꽤 되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주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공기업 등에 많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어록이 참 많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아래의 멘트를 자주 사용하신다면 본인이 꼰대가 아닌지 한번 의심해봐야 합니다.
라떼는 말이야~~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
요즘 애들은 말이야~~
왕년에는 말이지~~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ooo와 친한데 말이지~~
두 번째 유형은 의외로 2030 세대인데 본인이 창업을 하였거나 초기에 합류하여 임원을 오래 한 케이스로 일명 젊은 꼰대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보통 스타트업 생태계에 많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이나 노하우도 미천하면서 마치 그것도 정답인양 충고하며 가르치고, 직원들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내라면서 결국 본인의 의견을 강요하고, 본인보다 직급이나 나이가 어린 직원들을 무시하는 유형에 해당됩니다. 수평 조직을 지향하나 실제로는 매우 수직적인 회사들에 이런 젊은 꼰대들이 많습니다. 이런 젊은 꼰대들이 만약 창업을 하지 않고 대기업에 들어갔다면 4050 세대의 꼰대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나이인데 스타트업 생태계에 들어오게 되면서 본인 스스로가 꼰대가 된 것입니다.
두 그룹 간의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대부분의 꼰대들이 실무를 하지 않으려고 하고 계속 훈수, 충고, 지시만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큰 그림을 그리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실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올바른 방향이나 전략이 나올지 염려됩니다. 운동장에서 함께 뛰면서 훈련하고 경기 전략을 짜는 감독과 하루 종일 벤치나 책상에서 팀을 운영하는 감독과는 리더십과 성과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가 난다고 들었습니다.
2030이든 4050이든 독방에 혼자 앉아 하루 종일 문서와 메일만 본다고 해결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고객과 직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업과 실무를 챙기면서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야만 뒷방 노인네가 아니라 필드의 선수로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성공담에 취해있지 말고 언제나 초심과 겸손함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밥값을 해내야만 은퇴 시기를 늦을 수 있습니다. 어린 직원들을 존중하고 본인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아야만 우리도 그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게 아니라 존중과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내 정치와 인맥 관리를 잘해 어느 정도까지는 유지할 수 있겠지만 실력이 없다면 결국 도태되고 맙니다.
본인이 창업한 회사라고 본인이 모든 것을 결정하려는 제왕적 구조는 본인보다 뛰어난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게 되고 회사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회의 시간에 자유롭게 의견을 내라고 해놓고 본인의 생각만을 강요해서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30대에 스타트업 임원이 되었다고 해서 마치 대기업 임원이 된 것처럼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가고 실무와 멀어지는 것은 결국 본인의 명줄을 짧게 만들게 됩니다. 있어빌리티 때문에 수평 문화를 추구하는 것처럼 위장했으나 실제로 수직적인 구조의 애매한 문화는 차라리 수직적인 것을 표방하여 신속하게 의사 결정하고 추진력 있게 나가는 것보다 못합니다.
꼰대들은 본인이 꼰대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아래와 같은 꼰대 체크리스트가 많이 있으니 한번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꼰대질은 조금만 노력하면 고칠 수 있는 질병으로 조기에 치료하시길 바랍니다.
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 훈수만 두려고 하지 말고 선수가 되길 바라봅니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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