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하자!
2007년에 방송되었던 하얀거탑에서 이선균이 김명민에게 이런 얘기를 합니다.
"장준혁이잖아. 어디서든 넌 존재만으로 충분해"
https://tv.kakao.com/channel/3002367/cliplink/382330895 (1분 40초부터 보시면 시간 절약)
우리는 살면서 이런저런 칭찬을 듣기도 하고 욕을 먹기도 합니다. 필자 역시 비슷한데 살면서 받았던 칭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바로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대충 40년 가까이 우정을 쌓아온 친구가 해준 말이었죠. 사실 그때는 별로 와 닿지도 않고 그냥 드라마 대사를 따라 하는 것 같아서 '지랄하네.'라는 현실 친구의 대응을 해주었죠. 돌이켜보니 매우 값진 칭찬에 매우 저렴한 대응이었습니다. ㅎㅎ
주위를 돌아보면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각자 어떻게 살아왔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마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너무 많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고 너무 없다고 우울해할 일도 아닙니다.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 또는 사회생활하면서 만나게 된 정말 소중한 지인 몇 명 정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자 역시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고마운 분들이 몇 분 있습니다.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뜻은 다소 중의적이어서 사람마다 해석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살아 있는 거 자체만으로 감사한 사람
뭐 잘해주는 거 없지만 그냥 좋은 사람
굳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
모두가 등을 돌려도 옆에 있어 주는 사람
나를 인정해주고 마음으로 힘이 되는 사람
힘들고 지칠 때 생각만 해도 좋은 사람
인생이라는 여행을 함께 하는 사람
좋은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사람
그 밖에 더 좋은 의미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이라는 말은 우정이나 의리라는 말로 가둬놓기에는 확장 가능성이 너무 뛰어납니다. 머릿속으로 한번 생각해보시죠. 이런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으신가요? 살면서 이런 사람을 얻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이런 사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의 가치를 지닙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을 한 명 한 명 얻어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들에게 역시 같은 의미의 사람일까요? 아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들에게 충분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을까요? 아닐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존재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관심을 안 갖는 경우도 많고 우리가 어떻게 해도 늘 옆에 있을 거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소홀히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을 찾고 기대고 바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군가에게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내 주변에 있는 그런 분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최고의 노후 준비는 돈이 아니라 늙어서 같이 놀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구정도 있으니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들에게 카톡 말고 전화 한 통 하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