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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Jan 28. 2021

지구인으로 생존하기

영화 '마션' 오마주

그동안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으면 마땅히 대답할 게 없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생겼다.

바로 2015년에 개봉된 맷 데이먼 주연의 '마션'이다.

자가격리기간 동안의 유일한 기쁨이라면 혼술 하면서 이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 작가는 블리자드와 AOL 등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던 앤디 위어이다.  


맷 데이먼은 팀원들과 화성 탐사 도중 불의의 사고로 화성에 혼자 남아 상처를 치료하고 배고픔, 추위, 외로움 등과 싸우며 온갖 개고생을 하다가 지구로 살아 돌아온다.

일반인 같으면 중간에 포기하거나 포기하지 않더라도 살아남기 어려웠을 텐데 다행히 주인공의 직업이 생물학자여서 감자를 재배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는다.   



영화를 보다 보면, 조금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화성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옥과 같은 곳이고 지구는 살기 편한 천국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지구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한 생각까지 들게 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보면 지구인의 삶도 만만치 않다.

생존의 개념은 화성뿐만 아니라 지구에서도 절실하다.



요즘 누가 굶느냐고 하는데 유엔이 발간한 ‘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굶주린 사람의 수는 세계 인구의 9%에 가까운 6억 8천만 명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2020년에는 최대 1억 3천만 명이 영양 부족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현재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 확진자수는 1억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는 현재 217만 명이나 된다.

이래도 지구가 살기 편한 곳인가?



살아남는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생명을 유지한다는 측면 외에도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취업 전쟁에서 살아남기, 회사에서 살아남기, 승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창업해서 살아남기 등과 같이 좁은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생존경쟁부터 코로나 19 상황처럼 생물학적으로 살아남기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문제는 이놈의 살아남기가 무엇 하나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들 성장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살아남고 생존부터 해야 성장이 의미 있는 게 아닌가.



화성인은 살아남아서 돌아갈 데라도 있지, 우리 지구인들은 어디 갈 데도 없다.

그냥 그 자리에서 버티면서 싸우고 감내하는 수밖에...

그래도 자부심을 갖자. 우리는 이미 약 2천만 마리의 정자들 중에서 살아남아 이 세상에 태어난 기적과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나를 포함하여 오늘도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버티고 있는 모든 지구인들에게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



가장 짙은 어둠도 가장 흐린 빛에 사라진다고 한다.

실낱 같은 작은 희망이라도 그 끈을 놓지 말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분명히 터널의 끝에 다다를 테니 버티고 또 버텨야 한다.

어차피 이겨낼 텐데 너무 걱정을 가불해서 하지 말자.   



삶의 어느 지점에서 정말 모든 게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바닥을 칠 때가 있지. 그래. 이게 끝이야 모든 게 끝장이야라고 말이야. 그럴 때는 둘 중 하나야.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뭔가를 실행하든지. 그렇게 하나의 문제를 풀고 그다음 문제에 맞닥뜨려 풀게 되고, 또 그다음을 풀게 되고. 그렇게 문제들을 하나씩 풀다 보면 집으로 오게 되는 거야.
- 마션 마지막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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