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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May 03. 2021

스타트업의 마케팅이 실패하는 이유

IBK 중소기업 CEO REPORT 5월호 기고글

IBK 중소기업 CEO REPORT

중소기업 CEO를 위한 국내 유일의 경제·경영 월간지입니다.


좋은 제품을 개발했거나 론칭했다고 해서 무조건 고객이 찾아와 주지는 않는다. 특히 요즘에는 SNS 등을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마케팅이 제품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만큼 날로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좋은 제품을 개발했음에도 마케팅에 실패한 사례를 통해 우리의 마케팅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가 기술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어 점점 더 많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전부터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기술이 좋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만들면 고객들이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도 고객 타겟팅을 통해 적절한 마케팅을 집행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없는 제품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전문성이 있을지 몰라도 마케팅에 대해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보니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 타겟팅, 매체 및 상품 전략, 마케팅 메시지 등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게다가 스타트업의 경우 마케팅 예산이 거의 없거나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렵사리 집행한 마케팅 캠페인이 효과가 약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의 존폐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큰 금액의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고도 유의미한 성과(다운로드, MAU, DAU, 매출 등)가 나오지 않고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힘든 시기를 겪거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스타트업이 너무 많으니 다른 기업들의 마케팅 실패 사례를 스터디함으로써 반면교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Case 1 마케팅 메시지의 실패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케팅 메시지를 타겟 고객과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게 잘 만드는 것이다. 마케팅 메시지는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상징들의 조합(컨셉, 카피, 컬러, 이미지, 그래프, 도표, 스토리, 콘텐츠, 영상 등)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될 수 있다. 마케팅 메시지는 타겟 고객에게 소구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징을 잘 나타내면서 경쟁 제품들과의 차별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이상적인 마케팅 메시지는 고객들의 주의(Attention)를 끌고 관심(Interest)을 갖게 하며 구매 욕망(Desire)을 자극하여 구매행동(Action)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의도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A 스타트업은 초반에 타겟 고객에게 적합한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실패 요인 분석

A 스타트업은 실시간으로 해외에 있는 원어민 강사들과 매칭하여 영어 수업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현재는 100만 명이 넘는 회원이 있고 모 회사에 인수되어 해외진출까지 준비하고 있으나 서비스 론칭 초반에는 애매한 마케팅 메시지로 고객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게으른 스피킹 습관, OO’, ‘독하면 학원, 부지런하면 이러닝, 게으르면 OO’이라는 메시지는 예약을 하지 않고도 모바일로 바로 편하게 영어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참신한 메시지였으나 시간을 쪼개가며 영어 공부를 하려는 핵심 유저들과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자기 계발을 위해 원어민과 영업 수업을 하려는데 본인한테 게으르다고 하는 서비스가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다. A 스타트업은 그 뒤에 본인들의 실수를 캐치하여 지속적으로 마케팅 메시지를 테스트하면서 최적화 작업을 하였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CASE 2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실패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이란 성별 간의 불균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민감성을 말한다.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유엔 여성대회에서 사용된 후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정책 입안이나 공공예산 편성 기준 등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로, 혹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상대를 비하하고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섬세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B 회사는 마케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성인지 감수성의 결여로 인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실패 요인 분석

B 회사는 뷰티 스타트업으로 화장품 서브스크립션(구독 모델)을 도입하여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화장품을 제조, 유통까지 하는 기업이다. 수천 억 원 이상의 막대한 투자를 받으면서 오프라인 매장도 내고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으며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나갔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바디 미백 크림을 판매하면서 ‘늑대들이 좋아하는 핑크빛 유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등의 여성을 비하하는 문구를 넣으면서 거센 비판이 일어났다. 해당 기업은 바로 광고를 삭제하고 언론을 통해 해명을 하였지만 과거에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일이 있었던 터라 고객들이 불매운동까지 하는 상황이 되었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자극적이고 신선한 문구를 찾으려는 마케터의 노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성인지 감수성의 결여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마케팅 부서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까지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내부 점검 프로세스 강화를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구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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