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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중소기업 CEO REPORT 5월호 기고글
IBK 중소기업 CEO REPORT
중소기업 CEO를 위한 국내 유일의 경제·경영 월간지입니다.
‘환경’을 외면한 기업, 지속 성장이 가능할까? 현재 전 세계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라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후위기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낮출 것이다”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모든 기업들이 ‘환경’을 경영 화두로 삼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환경을 애써 외면하고 있거나 무늬만 친환경 정책을 펼치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2021년에 들어 기업 경영과 관련해서 미디어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면 바로 ‘ESG’일 것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요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는 것은 환경 분야다. 기후변화 및 탄소 배출, 대기 및 수질오염, 생물의 다양성, 삼림 벌채, 에너지 효율, 폐기물 관리와 물 부족 관련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기업들은 사 업장의 환경오염 물질 저감, 친환경 제품 개발과 탄소중립(Carbon Neutral)*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 는 상황이 되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은 연례 서한을 통해 “기후변 화 리스크가 곧 투자 리스크이며, 이러한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일관성 있는 양질의 주요 공개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환경 지속성과 ESG 공시의 중요성을 강 조하면서 “환경문제를 외면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표명했다. 문제는, 대기업은 ESG를 진행할 능력이 있지만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탄소 중립(Carbon Neutral: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Zero’로 만드는 것)
코로나 19의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쇼핑(이커머스)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예년에 비해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는데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43조 4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62.4% 늘었다. 2019년 26조 7천억 원이었는데 1년 만에 4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문제는 온라인 식품 배송 업체들이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상품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이중, 삼중으로 포장을 하는 데다가 완충제, 보냉제, 박스 등이 환경을 파괴하는 스티로폼이나 비닐 재질이다 보니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식품 배송으로 유명한 D사 역시 환경을 외면한 과도한 포장과 부실한 친환경 정책 운영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실패 요인 분석
D사는 자기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신선 식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다. 수천억 원의 투자를 받고 대대적인 TV 광고를 하면서 전 국민이 다 알만한 서비스로 성장하였고 현재 회원수는 약 7백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과도한 포장으로 인해 사용자가 늘수록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났고 심지어 탈퇴하는 고객들까지 늘어났다. D사는 이러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부터 완충재, 식재료를 담는 파우치, 지퍼백, 박스 테이프를 모두 친환경 종이로 교체하고 종이 박스를 회수하겠다는 친환경 정책을 발표하였다.
문제는 종이로 바뀌었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여전히 과도한 포장과 분리 배송으로 불만이 존재하고 있으며 종이 박스에 대한 회수 정책이 부실하게 운영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좀 늦었더라도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갖고 좋은 취지의 정책을 펴는 것은 좋았으나 단순히 홍보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보다 철저한 준비와 실행으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흥하고 실질적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파괴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번 생산된 플라스틱은 보통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씩 지구를 떠돌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다행히 플라스틱의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이 공론화되고 사회 인식이 바뀌면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일회용품에 대한 퇴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해 '올해의 플라스틱 쓰레기 최다 배출 기업'으로 선정된 F사는 소비자의 선호를 앞세워 플라스틱병 사용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사의 지속가능 담당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0회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에 참석해 "소비자들이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선호한다"며 "계속해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판매하겠다."라고 밝혔다.
실패 요인 분석
F사는 1년에 300만 톤의 플라스틱을 사용해 페트병을 소비하는 세계 최대 플라스틱 사용 업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분마다 100만 병, 초당 2만 병의 페트병이 팔리고 있고 초당 약 3,400병꼴로 페트병을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미국의 환경 단체인 BFFP(Break Free From Plastic)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소비하는 최악의 오염 유발 회사로 F사를 지목했다.
하지만 F사는 당장의 매출만 신경 쓰면서 “플라스틱 용기 생산량을 감축하면 소비자들이 멀어져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 단체들과 환경 단체들은 F사의 이기적인 행보에 문제를 제기하며 불매운동과 같은 단체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어떤 설문조사를 통한 결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사에 유리한 자료만으로 환경문제를 외면하고 오히려 환경 파괴를 지속하겠다는 것은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시대착오적이고 위 험한 생각이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환경에 대한 범세계적인 관심과 소비자들의 인식 변 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글로벌 기업이라고 해도 지속적인 성장과 밝은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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