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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Jul 11. 2021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거대 기업의 몰락

IBK 중소기업 CEO REPORT 7월호 기고글

IBK 중소기업 CEO REPORT

중소기업 CEO를 위한 국내 유일의 경제·경영 월간지입니다.


기존의 산업 영역이 붕괴되고 새로운 기준(뉴 노멀, New normal)이 만들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활동을 위해서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혁신의 의미를 살펴보면 한자로는 ‘가죽 혁(革)’에 ‘새로울 신(新)’으로 가죽을 새롭게 만든다는 뜻이고, 영어로는 ‘innovation’인데 ‘in(안)’과 ‘nova(새롭다)’가 결합된 형태이다. 즉 혁신의 개념은 보이지 않는 속부터 시작해서 보이는 부분까지 모두 달라지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 혁신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이제껏 느껴온 가치와 만족에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새로움이 가치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기존 자원이 가진 잠재력을 더 높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거나 없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 모두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코너에서는 글로벌 1위라는 성공 경험에 도취되어 시대 변화의 흐름을 놓치고 혁신을 외면하여 몰락하게 되는 두 기업의 사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코닥 


1. 배경

조지 이스트먼이 1880년 설립한 코닥은 카메라 필름 산업의 선구자였다. ‘필름은 코닥’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전혀 무색하지 않게 코닥은 자체 개발한 롤필름과 컬러필름, 인화지, 코닥카메라로 무려 100년 넘게 장수한 기업을 미국 25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주도해온 코닥은 1970년대 미국 필름 시장의 90%, 카메라 시장의 85%를 점유했던 공룡기업이었고 오늘날로 비유하면 애플 같은 혁신 기업이었다. 


1934년 세계 표준이 된 35㎜ 필름을 출시하여 아날로그 필름 시장을 선도했고 1975년에는 휴대용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했고 1969년에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모습을 찍은 것도 코닥의 첨단 장비 덕분이었다. 보유 특허도 많아 특허료만으로도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는 소문도 있었다. 코닥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핵심 사업인 사진용 필름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가 아날로그를 대체하면서 기존의 핵심 역량을 발휘할 시장이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2. 원인 -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위협으로  인식

1980년대부터 시장에 등장한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었다. 캐논과 니콘은 디지털카메라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제품이라 여겼고 디지털카메라 사업에 집중했다. 코닥은 1975년에 이미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하였으나 필름의 최강자로 필름을 사용하지 않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기회가 아닌 위협으로 인식하였고 디지털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기술을 방치하였다. 


오히려 디지털 시장으로의 모험을 피하고 아날로그 카메라가 유지 발전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했다. 오랜 기간 독주했던 코닥은 시대의 변화 흐름에 안이했고 위험을 감수하는 열정도 사라지고 기득권의 틀에 갇히게 되었다. 그 뒤에 이어진 결과는 결국 급속한 쇠락이었고 2011년 1월 경영 위기로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3. 분석

1)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무분별한 사업 투자 

코닥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영상 판도가 변하는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기존 필름 사업의 확대와 시너지를 만들지 못하는 회사 인수에 투자했다. 1988년 ‘스털링 드러그’라는 제약회사를 50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하지만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6년 후 매각하였고 아날로그 필름 개발 사업에만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프린터 사업까지 확장하지만 모두 실패한다. 정작 투자해야 할 디지털카메라 개발을 위한 기술 부분은 발전시키지 않고 OEM으로 주문했다. 


2) 변화하는 소비자의 사진 사용 패턴 간과 

코닥이 필름 기업의 정체성을 버리지 못한 것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사진을 찍기만 하고 인쇄하지 않는 세상이 오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1990년대까지 코닥의 사진기를 사용하고, 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코닥 인화 센터에서 사진을 인화하는 사진에 대한 전 과정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었다. 


필름 및 인화 관련 수익률은 약 60%에 육박했지만,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수익률은 그 당시 약 15% 미만이었다. 그러나 필름이 필요 없는 디지털카메라가 인기를 끌면서 사진 인화는 선택 사항이었고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코닥은 설 자리가 없게 되었다. 






핀란드의 국민 기업이었던 노키아 


1. 배경

핀란드의 대표적 기업인 노키아는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14년(1998~2011년) 간 1위를 기록한 기업이었다. 휴대전화 사업에 집중한 노키아는 1998년 6100 시리즈(4천100만 대 판매)를 계기로 모토롤라 대신 휴대폰 제조 사업의 1등으로 등극하게 된다.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카메라가 장착된 핸드폰 the Nokia 7650을 출시했고 2002년에는 세계 최초로 3G 핸드폰을 출시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핀란드 경제 성장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핀란드의 전체 수출 중 20%와 핀란드 전체 R&D 투자의 30%를 맡았으며 2007년 노키아는 핀란드 법인세의 23%를 차지했다. 노키아는 명실상부하게 핀란드의 국민 기업이었고 노키아 때문에 핀란드까지 함께 각광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노키아는 아이폰을 개발한 애플이라는 정복자에 밀려 휴대폰 부문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되었다.


2. 원인 - 저가 전략의 잘못된 의사결정

노키아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했지만 기존 휴대폰 시장에서의 높은 시장점유율만 믿고 외부 환경 변화를 대응하지 못해 적기에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많은 투자를 통해 스마트폰을 개발했지만 소비자들은 그 환경에 아직 준비되지 못했었고, 그 결과 장악하고 있었던 피처폰 시장에서도 트렌드를 놓치게 되었다. 높은 시장점유율에 대한 자만으로 외부 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철저히 분석하지 않고 실행된 저가 전략은 브랜드와 수익성에 치명타를 주었다.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저가 휴대폰 집중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화웨이, ZTE와 같은 중국 제조업체와 경쟁을 하면서 엄청난 적자를 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기술혁신을 이루고도 상용화시키지 못한 판단 오류와 안드로이드와 같은 경쟁력 있는 운영체제를 개발 또는 선택하지 못한 것도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 


3. 분석

1) 아이폰의 위협에 대한 늑장 대응

2007년 출시된 아이폰에 대해서 노키아는 생산 원가가 너무 높고, 2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과 터치스크린이 다른 튼튼한 핸드폰들과는 달리 충격에 약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시장에 살아남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아이폰은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고 노키아의 경쟁력을 잃고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인수되었다. 


2) 시장의 밸류 체인을 경시안 독자적 판매 방식

노키아는 미국 시장의 소비력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1등 기업이라는 오만으로 인해 노키아 방식만을 고집하여 미국 내 주요 이통사들을 동맹군으로 만드는데 실패하였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적극적으로 통신사와의 친화적 정책을 쓰면서 노키아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가속화되었다. 


노키아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통신사를 활용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보조금 지원 없이 소수의 고객만 확보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 시장 내 노키아의 존재감이 미약해졌고, 스마트폰으로 전환된 시장에서도 노키아 제품을 접목하기 힘들어졌다.


3) 차세대 플랫폼 준비 실패

노키아 개발팀은 아이폰의 iOS에 필적할만한 고유 운영체제인 심비안 (Symbian)을 개선하고 활용하려는 팀과 미고(MeeGo)라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려는 팀으로 나눠져 분열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많은 시간과 리소스의 낭비로 이어졌고 일관성 있는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자사 OS 작업이 계속 지연되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강의 및 멘토링 연락처: juns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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