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창업st

나는 0에서 1을 만드는 법을 몰랐다.

나는 창업가를 평가할 수 없다.

by 준stand

본업과 가장 맞닿아 있는 분들이다. 하루에 많게는 수십 곳의 대표님들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마주한다.

프로필에서도 적혀있듯, 현재는 CVC에서 AC로 넘어와 심사역으로 20대부터 쭉 외길을 걷고 있다.


이 코너는 창업가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도 있지만, 업계에도 할말하는 공간이 될 듯 하다.

향후 창업가들과 투자심사역들이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생하면서도 조심스럽겠지만..)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할 때 '창업가 뒤의 창업가'라고 소개한다.

창업가 뒤의 그림자에 불과할 뿐, 그들보다 돋보일 수는 없다.

결론은 그들을 심사하는 자리에 있지만 평가를 내리고 싶지 않다.


창업가는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무거운 무게를 지닌 업을 행하는 자들이다.

상대보다 1분이라도 고민하면 전문가이듯, 수없이 고민하고, 깨지고, 팔아보고 했을 그들의 노고를

쉽게 판단하고 결정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 직업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잘해내고 싶은 자리다.


IR 심사에 들어가면, 오히려 많이 배우고 감사한 마음이 든 채 자리를 나온다.

이제 3년차라 그럴지 모르지만 앞으로 30년이 지나도 같은 마음일 것 같다.


업을 세우는 건 단순히 아이디어 실현만을 위해 달려나갈 수 없다.

옆의 팀원도, 회사의 곳간도, 앞으로의 먹거리도 신경써야한다. 보통 일이 아니다. 생각만 해도 어렵다.


한 대표님이 사업을 그만두기 직전 내게 건넨 말씀은 아직 내 뇌리에 선명하다.

잠시 소개드리면, 이 분은 한 회사의 핵심인재로 계셨는데 회사 프로세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창업을 하셨다. 알기론 두 번 사업을 그만하시고, 세 번째 사업을 준비 중으로 안다.


회사의 핵심인재가 창업을 하는 것은, 바로 창업을 한 것보다는 한 회사의 프로세스를 경험했고 성과도 있으신 분인데 왜 창업에 실패를 했을까.


한마디로 정의해주셨다. "나는 1~10을 잘하는 것이었을 뿐, 0에서 1을 만드는 법을 알지 못했다."


지금까지 나도 창업을 주저하는 이유이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이유, 누군가를 평가하는 건 잘하지만 평가당하는 것에는 익숙치 않은 이유 등...


그래서 나는 창업가를 평가할 수 없다.

믿어주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연말을 앞둔 만큼, 창업가들의 머릿속에는 2025 신년 전략, 금년 4분기 실적, 연휴 간 경쟁사들의 움직임, 글로벌 진출 전략, 대출, 투자, 팁스 준비 등... 나열하기엔 끝이 없을 듯 하다.

우선순위도 없이 동시에 밀려오는 것들이라 함께 뛰는 우리도 걱정이다.

심지어 기관의 지원 속에 있는 기업들은 기관의 입주보육전략에 맞춰 프로그램 참여, 멘토링 횟수, 사무실 이용 횟수, 입주 전후 성과 지표, 기관 연말행사까지 모두 고려해야한다.


기업을 위한 일인지, 기관의 실적 보고를 위한 일인지, AC는 중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과연 기업들을 위한 진정한 투자와 보육 전략은 무엇일까. 기관과 운영사는 진정 기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지, AC의 BM은 무엇인지, CVC는 모기업의 철학을 벗어난 투자를 할 수 있는지,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전략 등 앞으로 쭉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국민들에게, 그리고 전세계에 알려지기 이전 기업 대표의 가장 어릴적 모습을 함께 하고 있는 이 업계 종사자로서 더 나은 업황의 개선과 심사역과 창업가들 사이의 응어리를 풀기 위해 펜을 잡으려 합니다.


※ 모든 글은 제 사견임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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