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란

내게 무해한 사람

KakaoTalk_20220328_222027134.jpg 사랑하는 나의 ㅅㅂㄴ(알아서 추측하시길...)


남편과 두 번째로 스크린 골프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나는 운동을 못한다. 골프도 당연히 못 친다. 남편은 나를 가르치면서 목소리가 커지더니 화를 냈다.

"오른손에 힘이 들어갔잖아!"

"힘을 빼고!"

당황스러웠다. 처음 스크린 골프장에 같이 갔을 때는 나에게 잘한다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 내 옆에 있는 남편이 그 사람이 맞나 싶었다. 자꾸 혼이 나자 나는 위축됐다. 계속 못했다.


남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은 빗나갔다. 재미가 없어졌다. 하기 싫어졌다. 내가 운동을 못해서 남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아 미안해졌다. 자책 타임이 시작되었다. 시계만 보면서 경기가 언제 끝날 지만 확인했다. 나에게 화냈던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괜히 돈 쓰고 마음 상하기 싫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에게 그런 너그러움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왜 그렇게 나한테 화를 냈는지 이유를 물어봤다. 남편은 자기가 화낸 줄도 몰랐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남편은 미안했는지 내가 좋아하는 딸기를 씻어주겠다고 했다. 내가 말했다.

"여보, 앞으로 안 그러면 되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안 하는 사람이 더 좋더라!"

"자기가 싫어하는 게 뭐야?"

"나는 다른 사람한테 혼나는 거 싫어해"


지금까지 나와 잘 지내고 있는 사람은 대개 나에게 잘해주었던 사람보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나에게 무언가를 베풀었던 사람보다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들과 잘 지내고 있었다.


지인 A는 나에게 명절 때마다 선물도 챙겨 주고 자주 연락하며 친하게 지낸다. 최근 내가 일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매일 전화한다. 나에 대해 묻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고 끊는다. 처음에는 심심하기도 하고 나를 챙겨주는 것 같아 괜찮았는데 그런 날이 계속되자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3명의 시누이가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누이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누이다. 나에게 가장 잘해준 시누이는 나에게 아픈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좋아하기 어려웠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봤다. 우리 부모님께서 나에게 가끔 하시는 말씀이 있다.

"너는 잘해주고 꼭 말로 다 까먹더라!"


나는 누군가에게 잘해 주는 좋은 사람도 되었다가 남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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