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을 기억하는 시어머니

시어머니를 소개합니다!

결혼한 여자는 시어머니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나도 그렇다. 글을 쓰게 되면서 꼭 한 번은 시어머니에 대해 쓰고 싶었다. 글의 내용은 험담일 수도 있고 미담일 수도 있고 둘 다일 수도 있다.


시어머니는 당신 자식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시누이들이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고 내 남편인 당신의 아들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전부 거짓은 아니지만 전부 사실도 아니다. 결혼 초반에는 그런 시어머니가 미웠다. '나도 우리 집에서 귀한 자식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생각해 보니 나는 귀한 자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며느리 앞에서 자식 자랑하는 모습이 보기 불편했다. 나중에 알았다. 그건 부러움이었다. 우리 엄마는 남 앞에서 자식 자랑 같은 건 절대 안 한다. 그것을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내 앞에서 내 칭찬도 하지 않는다. 나는 시어머니와 우리 엄마를 비교하며 시어머니를 엄마로 둔 시누이들을 질투했다. 가끔 시어머니에 대해 불평하는 시누이를 보면 '참 철딱서니 없네!'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시어머니와 같은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 나도 시어머니와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 결혼 전에는 알지 못했다. 부모는 아니 엄마는 다 우리 엄마 같은 줄 알았다. 시어머니는 큰 시누이 아이 둘을 키워주신 것도 모자라 다 큰 외손주와 사위들의 밥까지 챙기셨다. 시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며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 알았다. 언제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부모다. 자식에게 부모는 그런 존재여야 한다.


시어머니는 매년 내 생일에 가장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내신다. 오늘도 그랬다. 시차까지 고려해서 내가 아침에 깨어날 시간에 보내셨다. 오늘은 문득 '시어머니가 안 계시면 내 생일은 누가 축하해 주지?' 하는 생각이 들자 시어머니가 더 고맙고 그리웠다. 남편은 미워져도 시어머니는 미워질 것 같지가 않았다(물론 미워질 때도 있을 것이다).


시댁에 가면 뭐든 정성스럽다. 한 끼 밥상도 간식도 오가는 말도. 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어머니의 눈빛은 다정하고 나에게는 따뜻하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어머니가 군것질을 하지 않는 나에게 가끔 "우리 며느리는 통 뭘 안 먹어야~" 하실 때도 있지만 이젠 그것마저도 살갑게 느껴진다. 뭐든 많이 먹이고 싶은, 자식이 잘 먹는 것을 보고 싶은 부모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


한국에 가면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줄 것이다. 잔소리든 싫은 소리든. 잔소리에는 공감할 것이고 싫은 소리에는 내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그만큼 시어머니가 편해졌다.




언젠가 시어머니에게 몹시도 서운한 마음이 느껴진다면 나는 이 글을 다시 읽을 것이다. 이 날, 이 마음을 다시 기억 속에서 끄집어낼 것이다. 그리고 시어머니를 다시 사랑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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