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안 그랬는데
분명 아침에는 마음이 괜찮았다. 나를 달래면서 청소도 할 만큼. 낮잠도 조금 잤다. 저녁에 삼겹살을 먹어서 속이 더부룩한 것 말고는 다 괜찮다. 오늘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면서도 자꾸 초조해진다. 책을 읽으면 '이 작가는 책 출간이라는 성취를 했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마음에 조급해진다.
돈을 많이 벌고 싶고 골프도 잘 치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 칠레에서 ~ 했어!"라고 자랑하고 싶은 건가. 아무도 나한테 물어보지 않고 관심도 없을 테지만. 이런저런 생각으로 오후에는 마음이 답답했다.
인터넷에서 평범한 사람의 성공 기사를 너무 많이 읽었나. 나답게 사는 것이 최고라고 하지만 오늘밤은 내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아직 나다운 게 뭔지, 나답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당황스럽다. 나름 노력하며 살고 있는데. 내 마음은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속상하다. 안 바빠서 그런가. 바쁘면 덜 불안할까. 다시 바빠진다고 생각하니 두렵다.
일단 자자. 자고 나면 어떤 마음이든 옅어질 테니. 새로운 마음이 찾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