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22.
좋은 엄마가 되기는 틀린 것 같다. 내가 뭐라고 좋은 엄마씩이나 되려고 했을까. 괜찮은 엄마가 되기도 어려운데.
요즘 둘째랑 사이가 좋지 않다. 둘째는 한국 나이로는 12살이다. 사춘기가 벌써 온 걸까. 아이들마다 다르니 조금 일찍 온 걸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고분고분했던 둘째가 말대꾸가 많아지고 내 말을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둘째의 행동과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제는 날씨가 추워서 외출을 하지 못했다. 둘째는 몸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 쉬는 날 한 번은 밖에 데리고 나가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쉬운 대로 남편이 베란다에서 아이들과 축구를 했다. 축구를 하다 큰아이와 둘째가 다투자 화가 난 남편은 축구를 그만하기로 했다. 충분히 놀지 못한 둘째는 추운 베란다에서 들어오지 않고 버티더니 자꾸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자 거실에서 공을 가지고 놀았다. 책을 보고 있던 나는 시끄럽다고 그만하라고 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화가 난 나는 소리를 질렀다.
잠시 후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마트에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라도 아이들과 외출해서 놀아주려는 남편의 배려다. 그때 마침 책을 읽는데 이런 문장이 들어왔다.
'아이의 감정을 수용해 주는 것이 아이에 대한 존중이다.'
둘째의 감정을 읽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내가 보였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아침에 둘째가 어떤 마음으로 나에게 자꾸 반항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둘째가 예민한 것도 알겠고 불안이 높은 것도 알겠다. 그렇지만 나와 남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는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매일 둘째를 보면서 '쟤는 왜 저럴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둘째는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엄마는 자기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나는 오늘 너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