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이야기 소리
오후 9시, 아이들은 자려고 방에 누워있다. 12, 13살 아이들이 잠들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인가 보다. 아이들은 바로 잠을 자지 않는다. 방에서는 도란도란, 쑥덕쑥덕 이야기 소리에 이어 까르르 웃음소리가 들린다.
예전 같았으면 "조용히 하고 얼른 자야지!" 하고 잔소리를 했을 텐데. 오늘은 그 소리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아이들이 저렇게 건강해서 '다행이다'는 마음과 남편과 내가 이렇게 같이 아이를 돌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나는 만나는 사람이 남편과 아이들뿐이다. 남편과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모든 신경이 곤두서있다. 직장에 다닐 때는 피곤해서 아이들 행동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지금은 그 반대다. 너무 몰입하고 있다.
육아 멘토라 불리는 오은영 박사의 책에서 '육아에 힘을 빼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너무 힘주지 말라고. 아이를 키우면서 화가 날 때마다 아이랑 다툴 때마다 나는 안절부절못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아이의 미래에 가 있었다. '커서 뭐가 되려고 저러지', '이러다 나랑 나중에 사이가 나빠지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까지 들면서 마음이 괴로웠다.
오후에 하교한 둘째는 평소처럼 나에게 이야기도 잘하고 자신의 친구에게 받은 젤리도 나에게 나눠주었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까지 큰 소란 없이 지나갔다. 나는 매일 육아에 실패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실패는 무엇이고 성공은 무엇일까.
아이를 느긋하게 바라보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를 믿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의 행동에 일희일비하더라도 따뜻하게 아이를 품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나를 느긋하게 바라보는 내가 되고 싶다. 나를 믿어주는 내가 되고 싶다. 내 행동에 일희일비하더라도 나를 따뜻하게 품는 내가 되고 싶다.
내가 나를 대하듯 아이를 대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