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15.
칠레에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1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이 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는 정책이 발표되었다. 오늘 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둘째의 감기 증상은 그대로이고 첫째가 목이 아프다고 했다. 기침하는 둘째를 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알람 소리에 일어나긴 했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지 말지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꾸물거렸다. 도시락 반찬 보다 아침 식사 준비를 먼저 했다. 아침에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한 후 남편과 상의해 오늘도 집에서 쉬기로 했다.
다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한다는 소식에 적잖이 실망했다. 나는 집에 있으니 상관없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불편해질 것이 걱정되었다. 마스크를 쓰면 입모양이 보이지 않아 아이들이 학교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도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7월부터는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 기대한다. 칠레 정부에서 격리나 이동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여행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
아이들과 하루 내내 같이 지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곤이 몰려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화를 내는 내가 싫어진다. 아이들과 집에 있으면 책도 잘 안 읽힌다. 아이들이 자고 난 후 밤에만 누릴 수 있는 평화를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 좋은 점도 있다. 도시락을 싸지 않아도 되니 늦잠을 잘 수 있다. 금요일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지 않아도 된다. 또 뭐가 있지. 모든 일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같이 온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나쁜 점이 나에게 더 치명적이다.
남편의 대학원 시험이 끝나면 대책을 마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