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밤이 오면 좋겠다

2023. 6. 18.

아이들이 잔다. 평일에는 아침에 일기를 쓰는데 주말에는 아이들이 있어 밤이 되어서야 쓸 수 있다. 일기를 쓰고 싶고 조용히 보내고 싶은 마음에 주말에는 온 마음을 담아 어서 밤이 되기를 기다린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어서 샤워하자!", "양치했니?", "이불은 폈니?" 등등 점검할 것들도 있고 아이들이 누워서 수다를 떨면 "이야기 그만 하고 얼른 자야지!"라는 잔소리도 잠자리 루틴이다.


노력 끝에 이 시간이 찾아왔다. 반갑다.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세끼의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했다. 아이들이 낮에 또 싸워서 크게 화를 냈다. 예전 같았으면 화를 낸 나를 질책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을 텐데 오늘은 괜찮았다. '화낼 수도 있지 뭐!' 하며 다음부터는 감정을 조절하기로 다짐했다. 아이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나는 힘들다. 부모님이 다투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자라서인가. 직장에서도 누군가가 큰소리를 내거나 다투는 모습을 보면 얼른 자리를 피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무서웠다.


그렇구나. 그래서 내가 오늘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끼리 사소하게 말다툼하는 것을 보는 것도 나는 괴로웠다. 싸울 수도 있고 그런 거지. 어른도 싸우는데. 아이들 앞에서 침착해야겠다. 싸운다고 큰일이 나는 것은 아니니까.


직장인이라면 무거운 마음으로 다가올 월요일을 생각하며 서둘러 잠자리에 들겠지만 나는 직장인이 아니니까 서두르지 않겠다. 느긋한 마음으로 이 시간을 보낼 것이다. 내일 아침 메뉴와 도시락 반찬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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