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5.
오늘은 칠레의 공휴일이라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 남편은 감기에 걸려 몸에 기운이 없다고 했다. 쉬는 날이라 아이들 등하교를 시키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다. 지난주에 둘째가 감기에 걸려서 고생했는데 남편에게 전염시켰나 보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둘째가 먼저 감기에 걸리면 이어서 남편이 걸리고.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심하게 앓지 않아서 다행이다.
밀리의 서재에서 광복절을 맞아 책 <하얀 국화>를 추천해서 읽어보았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가 한국의 역사를 소재로 해서 쓴 소설이다. 단숨에 읽었다. 아이들이 집에 있는 휴일에는 소설을 자주 읽는다. 소설의 빠른 전개가 책을 읽기 싫은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제는 체한 것처럼 속이 답답해서 오늘은 음식을 조금 먹었다. 한결 나아졌다. 속이 답답하면 기분이 좋지 않고 몸이 불편하면 짜증이 난다. 몸도 기분도 늘 주의 깊게 지켜보며 관리해야 한다. 점심을 먹고 환기를 시키면서 남편이 청소기를 돌렸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깥공기를 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우울할 땐 산책을 하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산책할 용기는 내지 못했다.
요즘 '엄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글을 읽으면 질투를 넘어 화가 난다. 자식은 엄마에 대해 사랑과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나는 그 기본도 안 되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속상하다. 고수리 작가의 글처럼 '다른 사람을 지독히 미워하느라 정작 자신을 사랑할 여유가 없는' 사람이 될까 봐 무섭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엄마를, 부모를, 가족을 미워하며 나를 잃지 않아야겠다. 정신줄을 놓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