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24.
매일 청소기를 돌린다. 이틀에 한 번은 이불을 털고 걸레로 바닥을 닦고 가구에 있는 먼지를 제거한다. 할 만했고 지금도 할 만하다. 그런데 이틀에 한 번 하는 그 일이 마음을 부담스럽게 한다. 그날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아, 오늘 청소해야 하는데'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청소를 하지 않아도 나한테 싫은 소리 하는 사람도 없는데 나는 알아서 청소하고 알아서 나를 닦달한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이틀에 한 번 바닥 청소까지 '완벽하게' 하는 날. 벌써 마음속에서 부담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 마음을 느끼자마자 바로 청소가 하기 싫어진다. 오후에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사이에 청소할까? 일단 시간을 미뤄본다. 그러다 침실 바닥에 있던 매트리스가 벽에 세워져 있고 이불이 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 이건 청소하라는 뜻이군!' 하며 창문을 바로 열었다.
문득 생각했다. 왜 나는 청소를 매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걸레로 바닥을 닦는 일은 왜 이틀에 한 번은 꼭 해야 될까. 그냥 깨끗한 집을 만들고 싶어서다. 깨끗한 집을 만들기 위해서 매일 청소를 해야 할까. 이것은 게으른 나를 합리화하는 과정일까.
결론은 무엇이든 내가 부담스럽지 않게 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청소 뿐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게 친절을 베풀고 내가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내 시간과 비용과 마음을 쓰는 것이다.
아침에 나는 청소기만 얼른 돌리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평소와 다르게 매우 이른 시간이었다. 집을 깨끗하게 한다는 이유로 내가 나를 다그치고 힘들게 했다. 청소를 마치고 나는 내 기록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청소기는 매일 돌리고 물걸레질은 주말이나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기로 함, 일단은!'
내가 나를 돌보는 방법을 하나 찾아낸 것 같아 뿌듯하다.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덜 힘든 마음으로 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