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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Apr 19. 2024

밖으로 나갈 결심

2024. 4. 19.

운동화만 신으면 되는데 밖으로 나가는 것이 어렵다. 어제는 용기를 내서 아파트 1층에 있는 체력단련실에 다녀왔다. 원래는 러닝머신에서 빠르게 걷기만 1시간 하는데 남편이 알려준 방법대로 걷기와 뛰기를 번갈아 해 봤다. 확실히 힘들었다. 땀이 많이 나서 상쾌한 기분은 들었다. 밤이 되자 나는 몸이 급격하게 피곤해져서 일찍 잘 수밖에 없었다.


내 몸을 위해 운동한 적이 별로 없다. 운동은 체중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만 했다. 그런 운동은 마음부터 지쳐버린다. 체중이 쉽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내 몸과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한 운동을 할 생각은 왜 하지 못했을까. 몸 건강은 병원에서 책임지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 대한 책임도 모두 나에게 있다.


운동을 하고, 밥을 먹는 것은 모두 나를 위한 일이다. 남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 살을 빼고 식단을 조절하는 것은 나를 위한 일이긴 하지만 그 중심이 타인에게 있다. 과정이 즐겁지 않다.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이 없으면 금방 의지가 꺾이고 만다. 타인의 평가라는 것이 항상 좋을 수는 없고 그 강도나 횟수가 일정하지 않다. 그것에만 기대는 것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나를 위해 먹고 운동한다고 생각하면 보다 정성스럽게 그것들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음식을 대충 씹어 삼키지 않고 꼭꼭 정성스럽게 먹어야겠다. 운동하러 가기 싫은 마음을 들어주고 알아주고 얼러주면서 결국에는 운동화를 신게 만들어야겠다. 


내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단지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뭉뚱그려 설명하지 않고 몸에 근육이 많아지면 기초대사율이 높아져 칼로리 소모가 많아지고 관절에 좋다는 근거를 들어 나를 설득시키는 것이 더 좋겠다. 요즘 남편이 나를 그런 식으로 설득하는데 내가 조금 넘어간 것 같다.


타인을 어떻게 설득해야 되는지 이제 알겠다.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하기보다 어떤 점이 어려운지 일단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먼저다. 그러고 나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 좋지 않을까. 내가 그렇게 마음을 조금씩 열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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