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이 빠진 날

커가면서 자라나는 용기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오늘 두 아들의 유치 어금니가 빠졌다. 큰 아이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던 중 흔들거림이 느껴져서 조용히 화장실에 가서 뺐다며 거즈에 치아를 담아왔다. 둘째 아이는 자기 전 이가 흔들린다며 불편하다고 했다. 둘째는 겁이 많고 엄살도 있는 편이라 치아 빼기는 아빠한테 맡겨왔다. 흔들거리는 치아를 계속 만지고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 내가 말했다.


"우리 뽑아볼까?"

"네!"


의외의 대답이었다. 치아를 뽑을 때마다 울고 불고 난리를 쳤던 경험이 있어서 될 수 있으면 기다렸다가 내일 아침에 퇴근하는 남편에게 맡기려고 했다. 예전에는 치아를 빼고 나서도 한참을 울었었다. 그 모습이 웃기고 귀여워서 사진으로까지 남겼다. 하는 수 없이 내가 아이의 치아를 잡고 흔들었더니 금방 빠져버렸다.


둘째 아이는 피가 나는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화장지를 접어서 물고 있으라고 하니 "불편해요~"라는 말만 하고는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놀랍다. 이 평온함.


무사하게 끝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내가 둘째에게 말했다.

"우리 이뿌니~ 이가 빠졌는데도 울지도 않고... 용기가 생겼구나! 많이 컸네!"


아이가 키만 큰 줄 알았는데 용기도 자라나고 있었다.

아이의 키가 크듯이 마음도 같이 커지면 좋겠다.


생각해보니 나도 오늘 용기를 낸 거다. 그동안 남편에게 미뤘던 일을 도전해보는 용기!

내 마음도 조금은 자랐을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킬 수 없는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