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서 바라보기
어제는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사람이 여럿 있었다. 직장 동료로부터 무례하고 배려 없는 말을 들었고 나보다 능력 있어 보이는 동료를 시기했다. 여러 생각들이 지나갔다.
'저 사람은 원래 말투가 저럴 거야.'
'바빠서 저렇게 함부로 말한 게 아닐까?'
'그 말을 들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이야기했어야지!'
무너진 자존심이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마음이 상해서 부정적인 길이 한 번 트이면 모든 일이 그 길을 통과하는 것 같다. 친하게 지내는 동료의 멋있는 모습을 보고 자꾸 내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내가 받는 월급에 이런 고통까지 포함된 거야, 하는 생각을 했지만 크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위로받고 싶었지만 책을 읽어도 나는 슬펐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서러움,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이해받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내게 안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내가 아무 쓸모가 없는 것 같은 무력감이 쌀쌀한 날씨와 함께 나를 찾아오고야 말았다. 어제는 내가 근무지를 옮기려고 전보 내신서를 제출한 날이었다. 어느 지역에 있는 학교로 발령이 날지 몰라 초조했다.
감기에 걸린 몸이 다 낫지 않았다. 나는 몸이 아프면 마음이 좁아진다. 몸이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내가 넓은 마음을 지닌 것처럼 착각했다. 그래, 마음이 이렇게 종잇장처럼 구겨지는 날이 있지! 하며 그냥 지나쳐도 괜찮을까.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겠다. 타인에게 향했던 시선을 나에게로 돌려야겠다. 내 몸과 마음이 괜찮은지 점검하고 타인과 이야기해야겠다. 몸이 아팠던 지난 이틀 동안 나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속으로 비난하고 몰아세웠다.
쉬지 않고 떠들던 입을 닫아야겠다. 너무 많은 말을 하고 다녀 주워 담기 힘든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자주 확인해야겠다. 속상할 때마다 먹느라 정신이 없었던 입을 쉬어주기로 했다. 술, 과자, 믹스 커피, 라면을 먹고 마셔대느라 내 입이 쉴 틈이 없었다.
자주 멈추어서 나를 바라볼 것이다. 습관적으로 하던 행동과 먹은 음식을 확인하고 내 마음이 어떤지 알아주어야겠다. 한겨울에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부정적인 마음에 내가 잠시 휘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