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새해가 밝았고 아이들은 여전히 방학이다. 여행으로 나는 아직 피곤한 상태다. 아이들의 하루 세끼를 챙겨주고 심심함을 달래줘야 한다. 여행하는 동안 한식을 한 번도 먹지 않아 한식에 꽂혀 있는 나와 아이들을 위해 시장에 가서 배추를 샀다. 깍두기를 담그는 것은 이제 익숙하지만 배추는 처음이라 긴장했다. 다행히 맛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떡국도 처음 끓여보았다.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 이전과 조금 달라진. 안 해 먹던 음식에 도전해보았고 안 하던 산책도 오늘은 해봤다. 조금 용기가 생겼다. 배추김치도 떡국도 예전부터 해 먹어 보려고 했지만 하던 것만 해서 먹었다. 맛이 없을까 봐 두려웠다. 음식에 대한 강렬한 욕구 덕분에 두려움을 이길 수 있었다.


'또 얼마나 갈지 몰라...'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나의 꾸준한 게으름이 나를 제자리로 돌려놓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며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뜨거운 햇볕 아래 산책을 해도 나의 생명에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됐다.


여행 중 다짐한 것이 있다. 해보지도 않고 미리 판단하지 말자고. 여행 일정 중에 등산하며 왕복 20km 거리를 걸어야 했다. 나는 아이들이 못 갈까 봐 걱정했다. 막상 산을 오르니 내가 제일 문제였다. 아이들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잘 가고 피로도 덜 느꼈다. 걱정할 시간에 등산 장비 하나라도 더 챙기는 게 낫다.


20230104_.jpg 내가 꼴찌라니...!


오늘밤은 뿌듯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매일을 애쓰지 않고 성실하게 살고 싶다. 걱정하기보다 계획하고 싶다. 미래를 계획하기보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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