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이해하는 법
지인 A의 아이는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고 들었다. 몇 달 전, 지인 B가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 아이와 관련된 몇 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자신이 생각하는 그 아이의 문제점, 처방 및 대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체로 나는 동의했다. 나도 지인 A와 관련된 몇 가지 상황을 예로 들며 지인 A의 육아 방식, 삶의 태도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집에 와서 찜찜했다.
'내 말이 맞나?'
'나는 누군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
'나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걱정했나?'
한동안 불편했다.
최근 같이 밥을 먹던 중, A는 아이가 입학식 이후 계속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나에게 한 말은 아니었다. 그는 다른 테이블에 있었다. 아이가 걱정이 되었다. 그런 아이를 키우고 있는 A도 걱정이 되었다.
아이가 어떤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 아이를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짐작하기에 위로하고 싶었다.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도움을 줄 자격이 있는지 고민했다.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다. 한 번 만나자고.
A는 시간이 되면 우리집에 오겠다고 했다.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도 기대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자기 힘든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도 와 줬으면 했다. 용기를 내주었으면 했다. A와 그 아이에 대한 내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해주기를 바랐다. 나는 남의 삶을 함부로 판단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A가 우리집에 오겠다는 전화가 왔다. 나는 두려웠다. A가 아이에 대해 말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내 예상과 달리 그는 앉자마자 그 동안 아이가 겪었던 어려움, 병원 치료 과정, 본인의 노력과 생활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다. 말하는 중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나도 속으로 몇 번을 울었다. 아이가 안타깝고 고단했을 그의 삶이 슬프기도 했지만 너무 미안했다.
'내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섣부르게 판단했구나.'
'누구나 애쓰고 있다는 것을 나는 머리로만 알고 있었구나.'
나는 A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A의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했다. 지인 A가 그동안 보여줬던 행동들이 엄마로서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이었음을 알았다. 부끄러웠다. 알지도 못하고, 묻지도 않고 함부로 판단했던 내 인생의 수많은 사건, 사람들이 스쳐갔다.
나는 겉으로는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내 기준으로 타인을 평가했다. 나는 안다고...겪어보지도 않고 아는 척했다.
이제 나는 판단을 멈추기로 했다.
아니 판단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 판단 보류!
알면 이해하게 된다.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 A는 이미 자신의 아이에게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