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원하던 바로 그거!'
수년 전, 외국계 한 IT기업에서 사옥이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담당자 이 외에는 비밀리에 진행하였고 직원들에 대한 복지차원에서 새로 지어진, CBD구역 역세권 대로변 빌딩에 큰 비용을 들여 고급 내장재를 이용해 외국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 듯한 멋진 인테리어를 하고 값비싼 가구들를 배치했다. 회의실 등 직원을 위한 공용 공간과 휴게공간도 넉넉히 마련했다. 누가봐도 완벽해 보이는 사무실 이었다. 그리고 이사 당일, 베일에 쌓여 있던 사옥이 마침내 직원들에게 공개 되었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기업에서 투자한 만큼 직원들이 만족 했을까? 예상 외로 사옥이전 직후 있었던 만족도 조사에서는 각종 불편함을 호소하는 내용들과 더불어 매우 낮은 만족도를 기록 하였다.
Small Business Trends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옥이전 전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옥이전 과정에서 어떻게 직원들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수용하며 높은 만족도를 달성 할 수 있을까? 필자가 예전 한국맥도날드 재직 하며 본사 사옥이전 프로젝트에서 직원 참여를 높여 높은 만족도를 달성했던 몇 가지 사례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이 사옥 이전 프로젝트 당시, 필자는 오피스서비스 담당으로 참여하였다. 단순히 공간을 이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정 좌석에서 비지정 좌석 스마트 오피스로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었다. 우리의 목표는 이러한 큰 문화적 변화에 구성원들이 신속하게 적응하고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많은 구성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회사가 추구하는 문화를 공간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병행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개할 노력들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그 결과로 필자는 운 좋게도 해당 연도 한국맥도날드 전체 직원 중 세명에게만 주어지는 Outstanding Awards를 수상할 수 있었다.
1. 커뮤니케이션 그룹화
직원들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세 가지 주요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은 리더 그룹으로, CEO를 포함한 각 부서의 본부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하위 그룹에서 모인 의견들을 기업 문화에 맞게 조정하고, 예산과 업무 방식의 변화 등 큰 틀에서 의사 결정을 내린다.
두 번째 그룹은 엠베서더 그룹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각 부서별로 선정된 TFT 인원 1명(과장 이상 레벨)으로 구성된 특별한 그룹이다. 이 그룹은 프로젝트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위 두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로 구성된 그룹이 있다.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2. 엠베서더 그룹의 역할
이 중, 엠베서더 그룹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많은 회사들이 사옥 이전 등의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TFT를 구성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에서 TFT의 역할은 조금 특별했다. 먼저, 각 부서에 해당하는 업무를 이들에게 할당하였다. 예를 들어, 계약서 검토는 Legal 부서의 직원에게, 세부 예산 검토는 Finance 부서의 직원에게, 직원 커뮤니케이션 자료는 Marketing 부서의 직원이 담당하였다. 두 번째로, 아이디어 제공이었다. 주 담당자가 실무에만 몰두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엠베서더들은 이런 때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프로젝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세 번째는 다른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엠베서더로서의 역할이었다. 이를 위해, 보통 TFT에는 막내들이 차출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어느 정도 부서에 영향력을 가진 중견급 이상의 직원들로 구성하여 직원들의참여를 촉진했다
3. 직원 참여형 이벤트
사옥 이전 시기에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100명의 직원이 있다면, 그만큼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결정 권한은 한정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사옥 위치나 건물과 같은 인프라 문제는 보통 예산의 제약과 전략적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영진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일반 직원들은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1) 가구 선택 이벤트 : 직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은 어디일까? 바로 그들이 이용하는 자리의 책상과 의자이다. 마침 대부분의 의자와 책상연식이 오래되어 교체시기에 도달했다. 새로 구매할 가구와 의자에 대해 직원들이 직접 시사용 해보고 블라인드 투표를 통해 그들이 선택하게 하였다. 헤이워스, 허머밀러, 휴먼스케일, 그리고 국내 제품인 퍼시스제품으로 진행하였다. 가격대를 비슷하게 조율 하여 블라인드테스트를 진행했다.
2) 미팅룸 이름 이벤트 : 소정의 상품을 걸고 미팅룸 이름 이벤트를 진행 했다. 미팅룸에 대한 정보를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이름 제안을 받아 전 직원 투표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왔고 임직원 모두가 공감할 만한 아이디어가 채택 되었다.
3) 공간활용 방법 이벤트 : 타 회사 프로젝트에서 활용했던 방법이지만, 여유 공간 활용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받고 투표하여 직원들이 원하는 공간으로 전환 하였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공간, 수면실로 크게 나뉘었고 결국 수면실이 높은 득표율로 통과되어 수면실을 조성 하였다.
4. 커뮤니케이션 노력
1) 그룹 별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을 그룹별로 구분한 것은 물론,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간격도 달리하였다. 리더 그룹은 2주 간격으로, 엠베서더 그룹은 매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으며, 나머지 직원들은 월별 타운홀 미팅을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
2) 다양한 소통
사옥이전 관련 뉴스페이퍼를 발행하여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타임라인을 공유하고, 이벤트 소식을 전하였고 참여를 독려하였다. 이사 갈 빌딩 주변의 맛집 정보를 공유하여 기대감을 조성하기도 하였으며 또한 어느정도 공사가 진행되고 시스템이 세팅 된 후에는 모의 출근 영상을 제작하여 새로운 사옥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미리 체험 해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새로운 사옥으로의 이전 첫날, 엠베서더들은 새로운 사원증을 포함한 새로운 사무 환경에 유용한 선물들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며 환영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책상과 의자 앞에서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옥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배제했던 외국계 IT기업과 달리, 한국맥도날드에서는 직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통해 만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 경험은 사옥 이전의 성공이 단순히 고급 인테리어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에서 비롯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처음에는 완벽해 보였던 CBD 구역의 고급 빌딩에서조차 직원들의 의견이 배제되었을 때, 만족도는 예상보다 낮았다. 반면,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참여를 독려한 결과, 한국맥도날드의 사옥 이전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결론적으로, 사옥 이전이나 어떤 조직 변화에서도 '네가 원하던 바로 그거!'를 찾아내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야 말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조직 전체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핵심 요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