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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ce Odyssey Aug 13. 2020

첫 회사 신입 개발자 시절의 이야기

주니어 개발자 시절

최근 몇 년 사이에 주변을 둘러보자면, 내가 재직하는 IT쪽을 넘어 일부 대기업 조직 문화에서도

(내 기준으로는 적폐 문화라고 여겨지는) '직급'을 파괴하는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음.


- 좀 더 늦게 태어났거나, 좀 더 늦게 개발자로 시작했다면 아주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지만

  나의 사수급 연차의 선배 개발자님들은 더더욱 불합리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초년차를 겪으셨기에.....


과거 초년차를 돌이켜보며 초심을 다지는 느낌으로 적어본다.



졸업반 당시엔 전문 대학원 입학 준비를 주력으로 했기에 (여름에 시험을 봤고, 가을에는 면접과 논술쪽 공부)

사실은 큰 기대없이 보험삼아 썼던 사기업들이 있었는데, 운 좋게도 두군데를 최종까지 갔고

한 군데에 덜컥 붙어버렸다.  나름 IT인들에겐 선망 회사인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녹색 공장의 N 회사


>당시 면접관님께 훗날 여쭤보니 내가 좀 특이하게도 경제학+컴공을 같이 전공했다는게 꽤 신기한놈?으로 보였다고 함, 원래는 C++가 주력에 검색 모델링 쪽 일을 시킬까 해서 뽑았더니 의외로 별로 안맞을 것 같은 검색 광고로 가버려서 놀랐다던 사족도... 


이 첫 회사에 들어가서는, 교육을 받으면서 약간 없던 애사심이 생긴 수준이라 만족스럽던 연수 과정을 마치고

기대보다 더 괜찮은데? 느낌이라 - 결과적으로 고향의 국립 로스쿨 뒷문 추가 합격을 과감히 포기하고

회사에 남는것으로 최종 결정 했다. 그리고 나름, 도전적인 업무를 찾아 부서 선택을 지망했고 간택 되었음.

(당시 신입 입사 교육을 주도하신 분이 3번째 회사에 신입 교육 담당자로 스카웃 되셔서 오! 하고 반가워했다. 그 이듬해 신입 공채 진행할때는 이것저것 자원해가며 물심양면 도와드리려고 했던 기억이..)



- 입사 초반에는 난 정말 빨리 배운다 & 짧은 시간에도 많은 업무를 할 수 있다를 열심히 PR해서

  좀 더 중요한 / 의미있는 업무를 맡길 기대했는데, 사실 막내에겐 잡무가 대부분의 일상이었음.

  더 열심히, 더 많은 잡무를 하고 성과는 없으니 팀 내 평가도 바닥을 깔아줘라 막내야! ㅎㅎ


 결과적으로  과장들 밑에 대리도 없고 (막내만 3년 하다가 뛰쳐나가버리셨다)

유일한 사원인 내가 팀 내 잡일을 다 하고(서버관리, 정기 점검 담당 외 기타 등등)

  +a 로 내 원래 업무인 실무까지 하는 형태라 어쩔수 없이 종종 야근을 하게 되었다.



- 그러다가 연말쯤에 뭔가 성과에 적을 만한 큰 프로젝트가 좀 타이트한 일정으로 배정되어 진행되었는데


중간 관리자인 내 사수님 + 실무진 나로 이루어진 업무였는데

일정이 너무 타이트해서 정말 한달간 거의 매일 야근을 해가며 간신히 퀄리티 있게 완성할 수 있었음.

 

그리고, 이게 B2B 비즈니스쪽 사업부 기준으로는, 큰 기대없던 이 프로젝트의 성과/반응이 꽤나 히트를 쳐서

이듬해, 또 이듬해에는 이걸 전체 사업부에 공통 사용하는걸로 기능 확장하는 2, 3차 고도화 과정을 거쳤다.

 

사수님의 역할도 아주 컸지만 (방향 설정, 사업부와 기능에 대한 조율, 퀄리티 컨트롤)

사실 실무자로서 코딩은 내가 한 7~80% 정도 담당하긴 했었는데, 개고생했던 야근 기록 팩트와

나름의 비즈니스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냥 좀 잘했네? 정도의 마무리로 끝났음 (1차 오픈 기준)


그리고 그 당시  본부 전체 성과급을 측정할때 야근 횟수가 성과급을 배분하는 꽤 중요한 KPI로 작동해서

-> 이딴걸 찐 KPI로 삼은 당시 평가체계 담당 HRㄴㅁ들은 레알 적폐였다......  


(나중엔 다 쫒겨났다고 들었는데 그땐 나를 포함한 공채 출신 주니어들 다수가 이미 퇴사한 뒤 외양간 고쳤는데 그 뒤론 셀 체제로 바뀌면서는 신입도 거의 안뽑긴 하더라..라는 카더라)



아래 그래프에서 위치 순서가 팀내 연차 순인데

(숫자가 1인 과장님이, 당시 신혼에 갓난 애기가 있어서 약간 야근 예외 적용 대상이라
 그 윗 연차인 분도 상대적으로 야근을 많이 하셨던 듯, 혹은 당시에 중요한 프로젝트 진행 중이었거나...)



* 이때 엄청 고생하면서 많이 배워서 실력이 늘었다는 사실 자체는 나름 자랑스러워 해도 될 것 같긴 하지만,



그래서 연말이 지나며 이듬해 연봉 협상을 할때에 나름의 성과 기반 보상을 꽤나 기대 했는데

(동기 중에 능력자는 막 고과 만렙찍고 성과급을 엄청나게 받은 케이스도 있었기에....)


결과적으로 나에게 떨어진 보상은 연말 평가 등급이 세부 항목 하나 정도 올라가고 -> 대충 B가 B+되었다는 뜻

등급이 약간 올라간 덕에 보상 형태로는 월급여의 100%도 안되는 수준의 상여금이 +a로 추가된 정도?

& 어쨌든 중간이상인 평가라면 연봉 %로도 꽤 올라갈법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대략 1년 반 뒤에 들어온 쌩 신입의 당시 기준 연봉이랑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인 상황


이때 내 상위 조직장은 팀원의 보호자가 아닌 본인의 고과나 승진을 위해 팀원 노고를 착취하는 테이커 성향.
(기버 성향인 첫 팀장님이 좋았는데, 중간에  다른 팀을 맡게 되시면서 내가 입사 후 얼마 안되서 떠나셨다) 

결과적으로 윗선에는 참 잘 보여서 빠른 승진을 거듭해서, 지금은 그런 분들이 많이 모여계신 회사에 수석 부장급 이상으로 잘 자리 잡으신 것 같아서 - 소위 '정치 잘하는 개발자 출신의 관리자'가 거의 드무니, 부하 직원으로선 최악의 상사 성향이었는데, 본인만 혼자 성공하긴 은근 쉽네? 싶긴 했다. 이런 관리자는 조심합시다.


대충 그때를 즈음해서  첫 회사의 더더더 윗선의 C레벨 경영진은 

 '회사는 조기축구회가 아니다' 발언을 하시고, 동호회라던가 - 퇴근 셔틀 버스 복지 등이 사라져서,

아에 회사를 대기업화 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서 이때를 기점으로 꽤 많은 A급 개발자가 퇴사했음.

(사실 내가 A급이었다는건 아닌데, 보고 배울 A급들이 모두 회사를 떠나니 약간 의욕을 잃게 되는건 컸음)


이래저래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만 2년째 말을 기점으로 바닥을 찍어서,

3년차때는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은 시점에 


당시 기준- 계속 신기술을 공부해야 하고 야근은 디폴트에

(이런 고생대비 처우는 딱히 뛰어난 것 같지 않은...) 개발자라는 직업 자체에 회의감이 느껴지면서


일타 이피를 하는 방법으로, 안정성을 버리는 도피를 했는데 - 아래와 같은 사고 방식으로 선택을 했던 것 같음.


0. 현재보다 최종 연봉을 낮게 깎지 않는 선에서 이직을 시도 한다. 당시 회사의 네임 밸류가 높아서 사실 어디든 받아줄꺼 같았다.


1. 굳이 도전을 한다면, 내 노력이 보상이 연결 될 수 있는 '스타트업'에서 맨땅에 헤딩 도전을 해본다.


2. 개발자가 아닌 다른 하고싶은 업무를 같이 해본다. & 궁극적으로는 적당한 시점에 개발자를 때려친다!



그러한 (나름의) 청운의 품을 꿈꾸며,


당시 풀타임 인원 딱 4명에 - 사옥/사무실도 없어서 창업 스페이스를 방한칸 빌려쓰고,

VC 투자금이 입금 안되서 첫 달 월급을 다음달에 받을 수 있는 (....) 곳으로 무모한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음.


그리고 당시엔 성공하고  다시보자 느낌으로,  정말 친했던 입사 동기 그룹을 빼곤

약간 - 절연 아닌 절연을 했다. 그리고 이 좁은 업계에서 이건 나중에 다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2013년 여름쯤의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는 잘 한 선택인것 같으면서도,

객관적으로 아직 배울것 많은 주니어였던 그때의 나에게는 어쩌면 별로 안 좋은 선택이었던 것도 같았다.

한 2년 정도 더 남아서 좀 더 기본기를 다지고(이땐 막내가 아닐테니 좀 더 일에만 집중했을?), 

좀 더 성숙해진 체계를 갖춘 스타트업으로 이때 갔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있었는데 그건 알 수 없는 일


-> 내가 이러면 어땠을까 선택을 실제로 한 입사 동기 JH형은 지금 SV에 있는 한국계 창업자 테크기업의

 개발자로 맹활약 중이시다. 이게 전문성있는 커리어로서 더 옳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하다.



- 뒷 부분은 나중에 적을 2탄에서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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