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도 부러지지도 않은 마음으로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했다.
무릎 연골도 없이 한복을 입고 산을 오르는 여자를 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미친 게 아니었다.
내게 그 길은 도피가 아니라, 살아 있는 증거였다.
한때 나는 무너졌다. 의사의 말처럼 내 무릎은 다시 걷기 어려울지도 몰랐다.
그러나 마음이 먼저 일어났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세상의 바람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그날 이후 나는 걷기 시작했다.
한복 자락을 고쳐 입고, 카메라를 들고, 세상의 언덕 위로 내 그림자를 던졌다.
태항산의 절벽길에서, 신선거의 운해 속에서, 나는 내 안의 고통을 한 땀씩 꿰매듯 걸었다.
그 길 위에서 배운 것은 단 하나였다.
고통은 나를 부러뜨리지 않았고, 나는 끝내 흔들리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굳이 한복을 입고 세계를 다니세요?”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한복은 나의 방패이자 언어예요. 그 옷은 나를 보호했고, 동시에 세상과 대화하게 했다.
그곳 사람들은 내 옷의 색에서 한국의 하늘을 보았고, 어떤 이는 내 걸음에서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나는 한복을 입은 채 세상과 연결되었다.
그 길에서 만난 이들의 눈빛, 그곳의 바람과 향기, 그리고 침묵까지 —
모두가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다시 빚어냈다.
이제 나는 안다.
용기란 부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러져도 다시 이어 붙일 수 있는 마음이다.
흔들리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게 내 여정의 이름이었다.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있다.
사진 한 장에 담기지 않는 풍경을, 글 한 줄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품은 채.
세상의 길목마다 나의 시간이 피어 있다.
그것이 나의 여행이고, 나의 기도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이곳 브런치에서 나의 여정을 기록하려 한다.
누군가에게는 낯선 이야기일지라도, 사람들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꿈이 되기를 바라며.
바람이 한복 자락을 스쳤다.
오늘의 여정은 끝났지만,
다음 이야기는 이미 내 안에서 자라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