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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진 Jan 29. 2020

이중언어 아동의
연령별 언어발달

- 3장 이중언어 아동의 연령별 언어발달 (3)- 

<행복한 이중언어 아이 키우기>

3장 이중언어 아동의 연령별 언어발달 (3)         



3. 이중언어 아동의 연령별 언어발달 수준 




1) 영유아기 아동의 언어발달에 중요한 환경     



  언어발달에 제일 중요한 것은 아기가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대화하는 것을 많이 듣게 하는 것이다. 엄마 혼자 아기에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옆에 두고 부부가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도 아이가 말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아이는 적어도 3천에서 5천 시간 동안 한 언어에 노출되어야 말을 제대로 배우기 때문이다. 즉, 하루에 4~5시간 정도는 아이 옆에서 계속 말을 하고 서로 상호 소통을 해야 아이가 언어를 제대로 배운다는 것이다.    

                                                     (김예빈, Family Storyteller Program 강좌 중에서, 4/28/2018)     

  이는 앞서 말했던 임신 중 태담이나 유아기 베이비 싸인의 중요성과도 연결된다. 사람의 말소리를 자주 듣고, 부모의 손짓과 몸짓을 보고 관찰하면서 상호 소통을 자주 시도하면 아이는 많이 배우고 많이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것은 최근 많은 부모들이 많이 듣게 하고 많이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라디오나 텔레비전 혹은 스마트폰/태블릿을 자주 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교육적이고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할지라도 두 돌 전까지 라디오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어려서부터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을 매일 자주 보여주면 도리어 두뇌발달에 손해가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영유아기 아동의 언어발달을 위해 중요한 환경 >  


►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대화하는 것을 자주, 많이 듣게 한다.

► 엄마 혼자 아기에게 말하는 것도 좋지만, 아이 앞에서 부부가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자.

► 유아의 경우 3천~5천 시간 동안 한 언어에 노출되어야 말을 제대로 배운다.

► 하루 4~5시간 정도는 아이 옆에서 누군가 계속 말을 해야 아이가 언어를 제대로 배운다.

► 임신 중에는 태담을 자주 하고, 영유아기에는 베이비 싸인, 즉 손짓과 몸짓을 이용한 대화를 자주 나누면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 

► 만 2세 전까지는 라디오는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TV, 스마트폰, 태블릿은 도리어 두뇌발달에 손해가 되니 주의해야 한다.

► 부모의 언어 자극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으면 아이의 언어발달이 지체되거나 언어장애가 올 수 있다.



2) 말 못 하는 아기에게도 해명할 기회와 시간을 주자.



  보통 7개월 이후 아이가 본격적으로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호기심이 증폭하는 만큼 위험한 행동을 하게 마련이다. 그때부터는 적절한 훈육이 필요하다. 이 무렵 아이는 엄마의 말을 알아듣고 눈치껏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차분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위험한 행동은 자신을 다치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의를 주어야 한다.  


  나의 경우, 아이를 향해 한 차례 훈육이 있고 나면 항상 아이의 표정을 세밀하게 살핀다. 말을 제대로 못 하는 아기지만, 아이의 표정을 보면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훈육을 하는 엄마에게 화가 나 있는지 얼추 가늠할 수 있다. 아이의 표정을 살핀 나는 아이에게 왜 그랬는지 얘기해 줄 수 있냐고 물어본다. 혹시 억울하거나 속상하거나 엄마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아이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린다. 


  그러면 아이는 속상하고 억울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얼굴로 양손을 바쁘게 움직여 다양한 제스처를 취해 가면서 옹알옹알 쉴 새 없이 말을 한다. 중간에 엄마라는 말이 몇 번 들어가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아니라는 제스처도 취하면서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한다. 


  “노노, 아니, 아니~”       

  


  아이는 돌 전후로 ‘맘마, 까까, 엄마, 아빠, 함미, 하비, 빠빠이, 노노, 네, 아니’ 정도만 발음하고 나머지는 정체불명의 옹알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 제대로 된 말을 할리 만무했겠으나, 아이는 마치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외국어로 유창하게 말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럽던지 나는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다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아, 그렇구나. 그래서 그런 행동을 했던 거였어? 엄마가 그걸 몰라줘서 우리 오공이가 많이 속상하고 억울했겠구나.”


  아이는 그제야 짧게 한숨을 쉬며 “네.”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아이의 옹알이 자체를 완벽하게 해독하지는 못해도 조금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상황에서 아이가 어떤 심리로, 어떤 호기심으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옹알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것을 엄마가 대신 말로 표현해 줌으로써 내가 아이를 적극적으로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와 원활한 대화와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짐작하고는 아이니까 그럴 수 있지 하면서 그냥 넘어가지 말고, 그것이 잘못된 행동임을 아이로 하여금 깨달을 수 있게 적절한 기회를 통해 말해주는 것이 훈육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도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자신의 의사 표현이 엄마에게 충분히 잘 전달되고 있구나 생각하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렇듯 엄마는 수다스럽기도 해야 하지만 아이의 어눌한 말을 인내하며 침착하게 들어줄 줄도 알아야 한다. 


  전업주부 맘이나 워킹 맘 상관없이 아이와 함께 있을 때 하루에 네댓 시간은 아이와 상호 소통을 활발하게 해 주자. 자고 일어났을 때, 아침 식사를 할 때, 데이케어나 프리스쿨에 데려다줄 때,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차를 타고 집으로 올 때, 음악을 듣고 댄스를 할 때, 저녁 식사 준비를 할 때, 함께 밥을 먹을 때, 목욕을 시킬 때, 기저귀를 갈고 옷을 입힐 때, 자기 전에 책을 읽어줄 때. 우리가 아이와 대화를 나눌 기회를 이렇게 모아본다면 충분하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아이가 제대로 거치지 못하면서 성장한다면 언어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이중 언어 아동의 연령별 언어발달 수준은?     



   단일 언어 아동이나 이중 언어 아동이나 모두 옹알이를 시작하는 시기는 2개월~6개월 사이로 거의 비슷하지만, 구체적인 어휘가 발달하는 시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중언어 아동의 옹알이는 6개월을 전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중언어 아동의 경우 옹알이는 보통 6-7개월 때 시작되지만, 일반적으로 아이의 언어 이해 능력은 그 이전인 4개월 무렵부터 시작된다. 이때 아이는 특히 자기 이름에 크게 반응한다. 그러다가 8개월~15개월 사이에 첫 번째 단어를 말하게 되고, 13개월 무렵에는 총 250 단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20개월이 되면 50 단어 정도를 말할 수 있게 되며, 평균 15개월에서 23개월 사이에는 짧은 문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김예빈, Family Storyteller Program 강좌 중에서, 4/15/2017)        



   이중 언어 아동의 어휘 지식은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우면서 습득되기 때문에, 단일 언어 아동에 비해 말문이 조금 늦게 트이거나 각 언어의 사용 어휘 수가 적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이의 어휘 발달 정도는 양쪽 언어의 사용 어휘를 모두 통합하여 그 수를 측정하기 때문에 이중 언어 아동이 정상적인 발달을 하고 있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말과 apple이라는 말을 모두 알 경우 하나가 아니라 두 어휘를 아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중언어 아동이 영어와 한국어 두 언어로 각각 단어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돌 이후 13개월 무렵이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사과가 어디 있지?’라는 질문과 ‘애플이 어디 있어?’라는 질문에 모두 아이가 제대로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의 개인 성장 발달의 차이에 따라 13개월보다 조금 빠르거나 늦을 수도 있으니 조급할 필요는 없다. 그러다가 3살이 되면 두 언어의 문법 체계의 차이점을 이해하면서 양쪽 언어가 동시에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문법 지식의 경우는 이중언어 아동의 문법 발달이 단일 언어 아동에 비해 현저하게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달장애가 없는 경우 일반적으로 발달 속도의 차이는 9세에서 10세경 사라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출이 많을수록 언어는 발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이중 언어 모두 꾸준하게 듣고 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중언어 아동의 연령별 언어발달 수준>

 

► 이중언어 아동의 옹알이는 6개월을 전후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언어이해 능력은 4개월 무렵 시작되고, 이때 아이는 자기 이름에 크게 반응한다.

► 8~15개월 사이에는 첫 단어를 말한다. 

► 이중언어 아동이 ‘사과’라는 말과 ‘apple'라는 말을 모두 알 경우, 이는 하나가 아니라 두 어휘를 아는 것으로 판단한다. 

► 두 언어로 각각의 단어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 13개월 무렵이다. 따라서 ‘사과가 어디 있지?’와 ‘애플이 어디 있어?’라는 질문에 모두 아이가 반응할 수 있다.

► 13개월이 되면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포함하여 총 250 단어를 이해하고,  20개월이 되면 총 50 단어 정도를 말할 수 있게 된다. 

► 평균 15개월~23개월 사이에는 짧은 문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는 아이의 개인 성장발달의 차이에 따라 조금 빠르거나 조금 늦을 수도 있으니 조급할 필요 없다.

► 만 3살 이후에는 두 언어의 문법 체계의 차이점을 이해하면서 양쪽 언어가 동시에 발달하게 된다.

► 이중언어 아동의 문법 지식 발달은 단일 언어 아동에 비해 현저하게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발달장애가 없는 경우 문법 발달 속도의 차이는 9세~10세경 사라진다.     



4) 이중언어 아동과 어떤 언어로 대화해야 하나?

  - 양육자가 가장 편하게 잘 말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자.


   이중언어 아동과 대화할 때는 양육자가 가장 편하게 잘 말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한국인 엄마는 한국어로 아이와 이렇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면 되고, 아빠가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인이라면 영어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 된다. 아이의 옹알이에 담긴 아이의 심리를 엄마는 한국말로, 아빠는 영어로 다시 표현해줌으로써 아이와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간다면 아이는 이중 언어 환경 속에서의 혼란을 점차 극복하고 그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부모 양자가 서로 다른 모국어를 한다고 해도 아이와 충분히 대화를 나눌 시간만 주어진다면 아이는 크게 혼란스러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아이는 두 언어가 다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태어나 현재 만 다섯 살이 다 되어가는 한 이중언어 아동은 영어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지만, 양측 부모가 모두 모국어가 한국어이기 때문에 다른 이중 언어 아동에 비해 한국말이 조금 빠른 편에 속했다. 태어나서 30개월까지는 집에서 줄곧 한국말 위주로 대화를 나누었고, 한국 책은 몇 권 되지 않아 아쉬운 대로 영어로 된 그림책을 보면서 한국말로 번역해서 읽어주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이는 특히 자기 손에 쉽게 쥐어지는 작은 그림책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게 책 보는 걸 즐겼던 아이는 17개월부터 짧은 문장으로 말을 시작하여 20개월이 지나자 나름 문법을 갖춘 문장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이게 무슨 소리지?”, “할머니가 일하는 소리인가?”, “아빠 가방 들고 학교 간다.” “아빠, 생일 축하합니다.” 등 제법 긴 문장을 말하기 시작했다. 영어의 경우는 한국말처럼 문법을 갖추어 말하지는 못했으나, “Hello, how are you?”와 같은 단순한 인사말과 ‘thank you, sorry, apple, banana, cake, water, milk, happy birthday, mommy, daddy’ 등 기본 베이비 용어는 알아듣고 말할 줄 아는 상태였다. 


  그 무렵 두 돌이 조금 덜 된 아이는 한국의 송도 국제도시를 잠시 방문했던 적이 있다. 한국에 도착한 아이는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사실과 그들이 우리와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에 신이 나서 조잘조잘 말이 더 많아졌다. 그때 송도의 어느 컨퍼런스 호텔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인 몇 명이 들어서서는 우리 옆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자 그 사람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아이가 물었다.


 “엄마, 저 사람들 헬로우야?”

 “응, 뭐라고?”


  여느 엄마들처럼 내 밥 먹으랴 아이 밥 먹이랴 잠시 정신줄을 놓은 상태였던 나는 그 질문의 의도를 빠르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되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다시 차분하게 설명했다. 


  “엄마, 저 사람들 말이 ABC야. 그럼 헬로우지?”


  이 말을 해석하자면, “엄마, 저 사람들 영어를 사용해요. 그럼 인사할 때 헬로우라고 해야 하는 거죠?”일 것이다. 그 무렵 아이는 글자를 읽을 줄은 모르지만, 영어 간판을 보면 ‘ABC 말’이라고 하고 한글 간판을 보면서 ‘가나다 말’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아이는 이미 두 언어를 각기 구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13개월 무렵이면 영어와 한국어 두 언어로 각각의 단어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1살을 전후로 오공이에게 ‘apple’이 어디 있냐고 묻거나 ‘사과’가 어디 있냐고 물어도 똑같이 아이는 사과를 잡았다. 이는 영어 ‘apple’과 한국어 ‘사과’를 모두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아이들마다 표현하는 언어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 조금 빠르거나 반대로 조금 느리거나 해도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한국말을 훨씬 더 잘하던 두 살 아이는 한글보다 알파벳을 먼저 깨우쳤다. 알파벳과 숫자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아이는 본능적으로 미국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가 사는 곳이 미국이고, 주변에는 온통 영어로 이루어진 표지판이나 간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더라면 알파벳보다는 한글을 먼저 깨쳤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환경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5살이 거의 다 되어가는 아이는 요즘 한국말과 영어 모두 편하다고는 말하는데, 내가 보기엔 영어보다 한국말이 조금 더 익숙해 보인다. 그러나 책은 한글 책 보다 영어책을 더 잘 읽는다. 이것이 우리 이중 언어 아이들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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