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을 한 번 돌아보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우리는 시계 대신 침대 옆 탁자에 놓인 휴대폰부터 확인한다. 누워서 시간, 이메일, 텍스트 메시지를 확인한 후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폰으로 아침 뉴스나 음악을 들으면서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 주방으로 나가 커피를 내리고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면서도 손에서는 스마트폰이 떨어질 줄을 모른다.
식탁에 앉아 아침식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가족들은 모두 한 손으로는 토스트나 시리얼을 먹고 다른 손으로는 각기 스마트폰을 들고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텍스트 메시지를 주고받느라 양손이 분주하다. 그 누구도 오늘 하루 일정에 대한 소소한 대화나 안부의 말 한마디도 없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장면일까. 아니, 실제로 우리에게 이런 일들은 숱하게 일어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주변 어디든 스크린이 없는 곳이 없다. 거실의 한쪽 큰 벽면에는 벽걸이 평면 TV가 걸려있고, 주방 냉장고에는 날씨와 온도 그리고 레시피를 찾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태블릿 스크린이 자체 부착되어 있다. 각 방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랩탑이나 태블릿 하나씩은 모두 가지고 있고, 개인 휴대폰은 필수다.
어떤 사람은 거실이나 주방에 있으면서도 각 방으로 가족들을 부르러 가기 귀찮아서 단체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도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방에서 태블릿이나 랩탑으로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본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막 성장하고 있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텔레비전으로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고, 엄마는 주방 냉장고나 태블릿으로 드라마를 틀어놓고 요리를 한다. 아빠는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거나 방으로 들어가 랩탑으로 주식동향을 살핀다.
어떤 집에서는 아이가 밥을 먹지 않고 투정을 부리자, 바로 식탁에 태블릿이나 휴대폰을 올려놓고 보여주면서 밥을 먹이기도 한다. 밤이 되면 부부는 아이를 재우고 나서 아이가 깰까 봐 텍스트 메시지로 간단하게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내일 해야 할 일에 대해 서로 통보한다. 그리고 각자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늦게까지 랩탑 앞에 앉아 있다가 잠자리에 든다.
매일 이렇게 미디어로 시작해서 미디어로 끝나는 일상은 사실 어린아이들의 성장에 바람직한 영향을 주기는 매우 힘들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미디어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후천적인 자폐나 각종 두뇌 증후군과 성장장애를 보이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2) 연령별 스크린 타임
그렇다면 아이의 미디어 중독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연령별 스크린 타임을 정해놓고 가능한 이를 지켜야 한다고 권고한다. 연령별 스크린 타임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지침은 이미 2장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의 (9) 스크린 타임 지도 편에서 제시한 바가 있지만, 여기에서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 신생아 및 6개월 미만 아기 : No 스크린타임
2. 6개월부터 18개월 미만 아이 : No 스크린타임이 원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나 동물과 간단한 영상 통화는 할 수 있다.
3. 18개월 이상 2살 미만 아이 : 이 시기도 no screen time이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어른이나 보육자와 상호작용을하면서짧게미디어시청을 할 수 있다. 단, 질 좋은 영유아 프로그램을 골라서 사용하게 해야 하고, 보호자가 아이와 함께 보면서 필요한 부분을 반드시 설명해 주어야 한다.
4. 2살에서 5살 아이 : 질 좋은 프로그램을 하루1시간이상보게하면안된다. 가능하다면 하루30분정도로스크린타임을갖는것을추천하며, 보호자가 항상 함께 하면서 아이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아이와상호작용을해야한다.
5. 5. 6살 이후 학령기 아이 : 특별한 스크린 타임 제한은 없으나, 저학년은어릴수록하루1시간이내로 제한하고, 고학년의경우도하루2시간이상은허용하지않는것이좋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나게임의경우는부작용이크기때문에부모가반드시특별관리를 해야 한다. 미디어 시청이 아이의 수면, 신체활동 및 건강과 연결된 어떠한 다른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3) 왜미디어시청가이드라인을정해야하는가?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반드시 미디어 시청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규칙을 지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코비드 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된 요즘,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밥상머리 교육에서 추구하는 바른 식사 습관처럼, 미디어를 사용하는 습관도 일정한 규율대로 생활화시켜주어야 아이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그저 무시해도 좋을 옛말이 아님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미디어중독을방지하고, 신체적으로나정신적으로균형 있는성장을하기위해서는일정한규율에따른올바른미디어사용습관이필요하다.
http://hannun.or.kr/2021/0-2/
부모는 또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아이가성장하면서스스로셀프컨트롤을할수있게끔습관화시켜주어야한다. 일반적으로셀프컨트롤,즉자기통제를잘하는아이들은그만큼자신감을가지고삶을살아가며자아존중감도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부모가 미디어 사용 규칙을 설명하고 따르게 할 때는 강요가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서 충분히 이해시킨 후 설득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부모에 따라 아이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과정 자체가 힘들고 스트레스인 부모들도 있다. 예를 들면, 규칙을 정하고 통제를 하면 아이가 기가 죽는다고 생각하여 아이의 기를 살려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겠다며 훈육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생활 기본 규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기 통제 능력을 기를 수 없게 되어 성장하면서 학교나 사회에서 규칙이나 규율을 지키지 않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 자기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아이는 오히려 더 기가 죽고 자존감과 자아존중감을 상실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하루, 이틀 만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부모가 지속적으로 아이에게 인지시켜 주어야 한다.
4) 미디어시청가이드라인10가지
1. 미디어프리타임정하기 - 미디어 시청이나 사용 불가 시간을 정해놓는다. 가족과 함께 식사할 때, 운전할 때, 침실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미디어 시청을 금지하고 휴대폰 사용을 자제시킨다.
2. 미디어프리장소정하기 - 식탁, 침대, 욕실 등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절대 사용해서는 안될 장소를 정해놓고 가족 모두가 함께 규칙을 지키도록 한다.
3. 아이들방에컴퓨터를놓지말자. – 스터디 룸이나 오피스 룸 등 집안에서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마련해 놓고 그곳에서만 컴퓨터나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는 것이 좋다.
4. 부모의휴대폰이나태블릿을허락 없이맘대로만지게해서는안된다. – 부모의 계정으로 성인인증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부모 소유의 휴대폰이나 태블릿은 가능한 못 만지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 전용 태블릿을 마련하여 안전하게 교육 프로그램이나 키즈 전용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하자.
5. 미디어시청시간정하기 – 텔레비전 시청이나 스마트폰 및 태블릿 사용은 하루 1회 30분 이내로 제한한다. 내가 아이와 함께 정한 규칙을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평일에는 하루 30분 스토리 영상 보기와 30분 유튜브 검색하기 중에서 딱 하나만 선택할 것 , 무비데이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중 하루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허용하기, 게임은 일요일에만 1시간 허락하기, 평일에 게임은 절대 안 된다는 규칙 정하기.
6. 미디어시청후에는충분한휴식을취하도록하자. – 예를 들어 TV 시청을 30분 정도 한 후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간식을 먹고 다른 활동적인 놀이를 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태블릿을 통해 30분간 교육 앱을 하게 한 후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바깥놀이를 하는 것이 좋다.
7. 주말가족영화시청시간은2시간이내로하되중간휴식시간을갖자. – 주말에 가족과 영화 시청을 하는 경우 2시간 이내의 짧은 영화를 선택하고, 중간에 영화를 잠시 멈추고 5분에서 10분간 팝콘 타임이나 음료수 타임 또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등 휴식시간을 갖는다.
8. 잠자리에들기전에는장시간미디어시청을금지하자. – 미디어 영상이 잔상으로 남아 아이의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미디어 시청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9. 식사할때는태블릿절대금지 – 스마트폰은 내니나 베이비시터가 아니다.
10. 온라인에티켓과안전에대한대화하기 - 온라인 상에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온라인 에티켓)이나 모르는 사람이 온라인 상에서 정보를 캐묻거나 말을 거는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아이들과 꾸준히 대화를 해야 한다.